제주시 종합경기장 적자부담 논쟁이 뜨겁다.

아니 적자부담 떠넘기기 전쟁이란 표현이 옳을 듯 싶다.

토지 및 건물주인 제주도와 관리·운영을 맡고 있는 제주시가 적자부담 주체를 놓고 20여년간 지루한 공방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분쟁이 최근 수면위로 더욱 부상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 84년 제주에서 개최된 전국소년체전을 계기로 조성된 종합경기장내 수영장과 주경기장, 체육관 시설이 20여년이란 시간이 흐르면서 노후화가 심화됐기 때문이다.

시간 앞에 장사가 없다고 건물과 시설물들이 오랜 기간 운영으로 고장도 나고 그에 따른 보수횟수도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증가한 보수횟수만큼 투입되는 예산도 많아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

이런 사정으로 재정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제주도와 제주시는 늘어나는 보수비 부담을 놓고 서로 눈치를 보고 있는 형국이다.

쉽게 풀어서 설명하면 수도관이 파열됐는데 이를 보수하는 주체를 놓고 건물주와 세입자가 공방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이런 분쟁아닌 분쟁을 바라보는 이용객들의 반응은 못마땅하다는 입장이다.

논쟁만 계속될 경우 시설 노후 방치 등으로 그 피해가 이용객들에게 돌아올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당장 예산 분쟁으로 지연되고 있는 한라체육관 보수공사와 종합경기장 축구장 땜질 공사가 좋은 예이다.

요즘 들어 제주도와 제주시 모두 ‘스포츠 메카’라는 단어를 즐겨 쓰고 있다.

그러나 이런 분쟁을 바라보면 말만 앞서고 실속은 없는 것처럼 보여 안타깝기 그지없다. <현민철 기자·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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