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칭 ‘제성교’설립 계획이 예상외 ‘복병’을 만났다.

제주도교육청은 지난 2003년 신흥 주거지구 개발 등에 따른 과밀·과대학교 현상을 막기 위해 제성교 설립을 추진했고 지난해 관련 예산을 확보하는 등 힘을 써왔다.

도교육청의 의지와 달리 처음 계획의 발목을 잡은 것은 부지 매입 부분. 관련 사업을 이월시켜가며 가까스로 부지를 확보했더니 이번엔 제주서중과의 맞교환 부분에 대해 도교육위원회가 이의를 제기했다.

‘초등학교 신설계획’이라면서 중학교와 학교 시설을 맞바꾸는 이른바 ‘빅딜’작업을 한다는 것, 그리고 이설과 관련한 사업계획이 없다는 것이 이유다.

도 교육청의 입장이나 도교육위의 주장 둘다 틀린 것은 아니다. 제성교 신설은 이설 관련 계획과 함께 내달 추경 작업에서 다시 다뤄지게 된다. 여기에는 다시 18억원 규모의 이설 관련 사업 조정 및 예산 확보 작업 등이 남아있다.

‘학생수용계획’은 학생과 학부모 중심으로 짜여져야 하는 것이고, 법과 행정절차의 테두리 안에서 탄력적으로 운영되야 한다.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학부모들은 ‘혹시나’ 하는 걱정에 가슴을 쓸어내려야만 했다.

이솝우화 속 여우와 두루미는 각각 넓은 접시와 주둥이가 긴 병에 먹을 것을 담아 내 모처럼(?)의 저녁식사를 망친다. 서로 골탕을 먹이려는 의도가 다분하지만 여기에는 입장을 바꿔 서로의 위치에서 한번 더 생각하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교훈이 들어있다.

상생의 지혜이기도 하다. <고 미ㆍ교육체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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