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한라산 케이블카의 모델로 삼고 있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케언즈는 필자도 5년전에 배낭여행중에 들렀던 곳이다. 케언즈하면 오스트레일리아의 가장 북쪽에 위치한 지역으로서 아름다운 해변과 광활한 자연 그리고 산호섬 등이 유명하다.

시드니에서 케언즈까지는 버스로 꼬박 이틀 걸려야 닿을 수 있을 정도이니 호주라는 나라의 면적이 얼마나 넓은지 알 수 있다.

케언즈는 명성과는 달리 작은 도시로서 처음 찾는 사람은 실망하기 쉽다. 그러나 몇일만 지내다 보면 깨끗한 공기와 해변, 천연림 등이 평화롭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케언즈에 금방 반해 버린다. 사람을 두려워 하지 않는 열대어와 초록빛 바다, 해변까지 펼쳐진 열대수림, 그리고 바다 위에 점을 찍어 놓은 듯아 늘어서 있는 산호섬은 케언즈만의 자랑이다.

이처럼 케언즈가 관광객들을 매료시키는 것은 잘 가꾸어진 조형물이 아니라 자연이다. 물론 케언즈의 케이블카를 들어 그곳도 별 수 없다고 여길 것이다. 그러나 우리와 다른 케언즈의 자연생태계 그리고 주민들의 철저한 환경의식은 분명 우리와 차이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가. 돈만 된다 하면 어디든 시설을 해야 직성이 풀린다. 관광수입을 증대한다는 이유 하나만 있으면 거의 무차별적이며 환경보전이라는 말만 나와도 지역의 발전을 거슬리는 사람으로 취급받기 일쑤이다.

천혜의 관광지 서귀포시의 자구리 해안도 마찬가지이다. 해안을 매립해서 관광레저시설을 만들겠다는 서귀포시의 워터프론트 개발계획이라는 것도 사실상 자연의 훼손없이는 이루기 어렵다.

우리는 그러한 사례를 제주시 탑동 해안매립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지금 탑동에 남은 것은 무엇인가. 관광수입이라면 천만의 말씀이다. 바다도 조망하기 어려운 볼품없이 높게 들어서 있는 건물들뿐이다.

물론 워터프론트가 빈사에 가까운 서귀포시의 관광 활성화를 위한 돌파구라는 것은 이해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개발만이 능사는 아니다. 그래서 정책수립에는 앞날을 내다보는 혜안이 필요한 것이다.

또한 부득이한 개발이라 하더라도 환경에 대한 투철한 사명의식을 갖추고 있을 때에만 가능하다. 그러지 못한 개발은 다시 회복하기 힘든 시행착오를 낳고 자연은 파괴될 뿐이다.<김종배·상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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