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사늑약’서 합병까지 사건 기록

을사늑약 100주년, 해방 60주년, 일본과의 국교 정상화 40주년. 그러고 보면 올해는 어떤 식으로든 일본과 인연이 깊은 해인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불과 100년 사이에 우리나를 둘러싼 주변정세는 엄청 달라졌다. 그러나 겉모습만 변했을 뿐 100년전의 문제들은 여전히 우리사회에 뿌리깊이 남아있다. 친일파·매국노들이 이름만 바꿔 대를 이어 권력을 장악하고 있고 우리나라를 둘러싸고 주변 강대국들의 행보는 여전하다. 이 모든 것이 역사청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생긴 일이다.

김삼웅 독립기념관장이 최근 「을사늑약 1905, 그 끝나지 않은 백년」을 펴내고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

김 관장은 “올해 을사늑약 100주년인데 지금도 언론과 교과서 등에서는 아직도 ‘을사보호조약’이라고 공공연하게 쓰고 있다”며 지식인들의 역사의식의 부재를 질타한다.

이 책은 1905년 을사늑약을 중심으로 일제가 침략을 개시한 강화도조약에서부터 1910년 합병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정리한 하나의 사건 기록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1910년 한일합방이 아닌 1905년 을사늑약을 국권침탈의 원년으로 보고 그 전후에 일어났던 일제의 한반도 침략의 과정을 통해 친일파들은 물론 국제정세를 알지 못해 각 나라와 불평등한 조약을 맺었던 무능한 조선의 위정자들과 자기 나라의 자기 백성의 힘을 믿지 않은 뼛속깊이 사대적인 정부가 민중들을 얼마나 큰 고통으로 몰아냈는지를 알려준다. 시대의창·1만9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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