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서로가 마음이 맞지 않아 속상할 때도 있고 때로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연출로 살맛 나는 생활 속의 기쁨을 만끽할 때도 있다.

새벽 출근길에 동녘의 해는 나를 반갑게 맞아 주었고 그렇게 생활한 지 몇 년이지만 그 속의 최근 2년은 학생생활지도 부서에서의 세월이다.

내 버릇을 더없이 새벽 사나이로 만든 것 같다.

물론 나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초·중·고교에서 학생생활지도 부서를 맡고 있는 교사 모두가 이렇게 학생의 규범과 질서 그리고 교통안전에 대하여 자기 나름대로 책임감을 가지고 몸소 실천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 학교는 바닷가 옆이라 릴 낚싯줄을 바다로 던져 낚시할 수 있는 대한민국 최단거리의 해안학교다.

추운 날 매서운 바람이 불어올 때면 태평양의 빠른 노도는 우리 학교와 학생들을 품에 안아 버릴 것 같은 느낌이다. 추웠었다.

또한 출근차량과 함께 지나는 차 그리고 지척에 제주 관광의 명소 용두암이 있어 통제하지 못할 정도의 차량의 행렬은 교통지도에 진땀을 빼게 할 때도 있었다. 우리 학생이 다칠세라 노심초사하며 활동하던 2년의 무사고는 우리 학교를 지켜주신 신의 축복이라 믿으며 계속하여 감사함을 드린다.

또한 모든 선생님들의 급식지도 또한 고마움을 말로 형용할 수가 없다. 860여명의 학생을 1시간여 동안 지도하기란 말이 쉽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식판을 떨어뜨리는 경미한 사고조차 2년 동안 단 한번도 나지 않았다는 자명한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 선생님들의 급식질서 지도의 노력을 읽을 수 있다. 또한 방송부 학생들의 진땀 어린 모습, 간부학생들의 생활지도 활동 모습, 포돌이·포순이 학생들의 환경정화 활동 모습, 인터렉트 학생들의 교통질서 모습, 소풍 때의 즐거운 모습들, 서클 합동 야영활동 모습, 간부교육활동 모습, 자정결의 대회 때의 전교생의 상기 어린 모습들 그리고 지난해 제17회 용맥제를 통해서는 선생님과 학생들의 열띤 경연과 협조, 전시모습 등에서 그 동안 힘겨웠던 모든 것이 눈 녹듯 녹아 내린다.

또한 나를 속상하게 하며 괴롭게 하던 크고 작은 일들을 저지른 우리 학생들의 모습에서 그들의 자람에 영광이 있길 기원도 해본다.

지금에 와서 조금만 더 열심히 하였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 또한 있다.

이러한 지도를 통하여 나만의 반성을 조용히 하며, 앞으로 학생들을 지도할 때 내가 우리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해 줄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되겠다.
<김명경·사대부중 교사·시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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