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8년(세종 30년) 건립이후 큰 중수작업만도 12차례나 이뤄졌던 관덕정. 최근 실시되고 있는 13번째 보수작업에서는 제 모습을 찾을 수 있을까.

지난해 5월부터 13번째 보수작업에 들어간 관덕정은 1882년 박전형 목사때 10번째로 보수된 모습을 모델 삼아 원형복원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말 기와를 걷어내는 과정에서 1924년 일제에 의해 잘려진 것으로 보이는 처마부분이 발견돼 이의 처리를 놓고 9일 오전 11시 관덕정에서 보수공사 현지기술지도회의가 열렸다.

관덕정은 1924년 일제에 의해 보수될 때 처마부분이 두척(60㎝)이 잘려나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난 1968년 실시된 마지막 보수공사 때도 원형복원이 논란이 됐었다. 당시 참여했던 중앙문화재위원들 원형복원할 경우 여러 문제점의 하나로 제주도의 경우 태풍이 자주 불기 때문에 너무 처마가 길면 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긴 처마가 강한 바람을 견딜 수 없다는 것.

9일 열린 현지기술지도회의에서도 관덕정을 둘러본 문화재위원들은 처마를 원형복원함으로써 구조적인 문제가 나타날 수도 있음을 지적했다.

관덕정 보수는 기본적으로 원형복원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이를 고집할 것이 아니라 복원 후의 모양새나 원형복원으로 인한 구조적인 문제가 없는지, 또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모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문헌상 원형에 대한 근거가 없기 때문에 충분히 자료를 조사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날 참석자들은 연목(서까래)을 해체한 후 다시 자문회의를 다시 개최, 1882년의 모양을 원형 삼아 시뮬레이션으로 복원하고 이를 토대로 모양새와 처마를 원형복원함으로써 나타날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살펴보기로 했다. 또 실측도면과 사진판독도면 등도 세부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회의를 주최한 문화재청은 앞으로 여러차례의 자문회의를 더 거쳐 중앙문화재위원회에서 관덕정의 지붕원형과 보수범위에 대해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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