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을 세웠다면 일단 용기를 내 시작하라는 격언 중에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지난 26일 각급학교에서 이뤄진 ‘주5일제’에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표현인 것 같다.

지난해 시범 학교 운영을 통해 지적됐던 문제가 어김없이 쏟아져 나왔고, 관련된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시선으로 ‘주5일제’를 평가했다.

“처음 해보는 것인 만큼 일단 시행해보고 문제를 찾아 해결하겠다” “주5일제 운영은 학교장에게 맡겨 지역 또는 학교 특성을 살려야 한다”는 교육청과 일선 학교의 목소리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렇지만 사회적 여건이 조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적절한 준비 없이 진행된 ‘주5일제’는 긍정적으로만은 보이지 않았다.

취재중 편의점에서 만난 3·6학년 남매는 ‘등교하겠다’는 가정통신문을 제출하지 못해 학교 주변을 빙빙 돌다 학원 승합차에 몸을 실었다. 학교에 보내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던 학부모중에는 주변 시선을 의식해서, 또는 따로 학교에 나가야 하는 자녀가 안쓰러워 결국 자녀의 ‘나홀로 집에’를 선택한 경우도 많았다.

첫술에 배가 부를리는 없겠지만 ‘주5일제’에 대한 준비 부족은 결론적으로 ‘남의 탓’만 하는 상황을 만들어버렸다.

이제 7차례 ‘주5일제’연습이 남았고, 매년 연습 시간이 늘어나게 된다. ‘하다보면 는다’는 얘기는 너무 무책임해 보인다. 연습을 위한 충분한 홍보와 효과적 정착을 위한 학부모 교육, 사회단체와의 연계에 보다 힘을 쏟아주길 기대해본다. <고미·교육체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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