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도르 월리만·마이클 돕코우스키 편「현대사회와 제노사이드」는 20세기 인류의 집단학살을 다룬 책이다.

제주대 평화연구소(번역 장원석·강경희·허호준·현신웅)가 이 책은 번역총서 1호로 펴낸 것은 제주 4·3의 연구방향을 당시의 집단학살을 제노사이드의 범주에 포함시켜 분석하기 위함이다. 이는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도 마찬가지로 책은 제주 4·3의 민간인 학살과 집단학살 연구와 분석에 시사하는 점이 적지 않다.

책에서는 금세기 들어 제노사이드의 직접적인 희생자가 1900만∼2000만 명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일부 연구자들은 6000만∼1억 5000만 명이 희생됐다고 추정하기도 한다.

1915년 일어난 아르메니아인에 대한 체계적인 학살에서 시작해 600만 여명의 유대인 학살, 최근들어 캄보디아, 부룬디, 르완다, 구 유고연방으로 학살은 계속해서 일어났으며, 지금도 수단 등 세계 도처에서 자행되고 있다.

편저자들은 전체 2장으로 구성된 책에서 제노사이드 희생자로 집단의 문제에 집중하고, 아르메니아인,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 중간자적 소수인종 등의 집단학살에 대해 분류와 유형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회피와 무관심, 무기력한 태도를 극복해 우리의 삶을 규율하는 익명의 사회 권력에 대한 성찰과 자각을 통해 지배, 불평등, 제노사이드에 이르는 구조적 폭력을 제거해야 하고, 이러한 세계질서가 결코 성취될 수 없을지도 모르나, 그럼에도 이런 방향의 노력은 경주되야 한다는 것을 역설한다. 각·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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