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의회가 각본 없는 한 편의 드라마(?)를 상영했다. ‘눈 먼 돈’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한 이번 드라마의 제목은 ‘하얀 밀가루 축제’.

제작을 주도한 김수남 의원이 주연에서 연출까지 맡았다.

얼떨결에 스태프는 의회 사무국 직원들이, 송태효 의장을 비롯한 동료의원들과 김영훈 제주시장, 집행부 간부들이 조연으로 열연했다.

극적 장면의 상영시간이 5분이 채 되지 않는 이번 드라마는 지난달 30일 제주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촬영과 동시에 생방송으로 시의회와 시청 각 부서에 TV 전파를 타고 방송됐다.

주연을 맡은 김수남 의원이 하얀 밀가루를 본회의장 여기 저기에 뿌리는 모습은 이를 시청한 사람이면 잊을 수 없는 명장면이다.

그렇다면 이번 드라마를 바라본 시청자들의 평가는 어떠할까?

일단 김 의원의 열연에 박수를 보내는 이도 있다. 제주시 예산이 시민의 혈세로 마련된 만큼 의원으로서 이를 철저하게 감시하려 했다는 점은 인정을 해줘야 한다는 의견이다.

대조적으로 비난의 목소리는 아무리 좋은 뜻을 갖고 행동을 했다고는 하지만 결과가 규정을 벗어난 행동이라면 동정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 주를 이루고 있다.

어찌됐듯 한 동안 잠잠하던 제주시의회가 이번 한 편의 드라마로 흥행을 했는지 쪽박을 찼는지 여부에는 시청자 모두 관심이 없는 듯 하다.

앞으로 어떤 후속작이 나올까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여하튼 이번 드라마는 민의의 전당인 의회가 개인의 공간이 아닌 시민 전체의 공유 공간이라는 점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었다.

신성한 공간은 누가 먼저가 아닌 내가 먼저 스스로 지켜나가야 된다는 사실, 이번 드라마가 주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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