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끝나지 않은 세월」 시사회 후 김경률 감독(40)을 만났다. 김 감독은 어제 도민시사회를 위해 밤샘 작업했다며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김 감독은 소감이 어떠냐는 질문에 “영화가 끝나서 홀가분하다”며 “부족하다.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고 참여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끝나지 않은 세월」은 형민의 가족사를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이중구조 속에 4·3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을 택했다. 그러나 오히려 그 점이 영화를 더 이해하기 힘들게 한다는 질문을 던졌다. “한번 봐서는 잘 모를 것이다. 이 영화는 단순한 4·3 홍보영화가 아니다. 관객이 영화에 몰입하지 못하도록 일부러 맥을 끊었다. 그날의 처절한 아픔을 재현해 감정에 이끌리는 것을 원치 않는다. 110분에 4·3을 안다는 것 자체가 거짓이지 않겠나.

관객에게 4·3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공부하게 하고 싶었다”

이어 그는 “4·3에 대해 지식이 있어야 영화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4·3때 무엇 때문에 산으로 갔고 이런 피해를 입었는지, 현재까지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에 주안점을 두고 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화해와 상생에 대해 “속지 말아야 한다”며 “지금이 진정 화해와 상생의 시대인가. 진정한 화해와 상생을 위해서는 4·3을 겪은 사람들이 현 실속에서 떳떳이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이제는 많이 좋아졌지만 어른들은 여전히 그날을 기억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잊을 수는 없지 않은가. 계속 끄집어내야 한다. 어떻게든 우리가 알고 있어야 이런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는다”며 “이 영화가 4·3을 더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데 일조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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