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동안 가려져 있던 4·3항쟁의 올바른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억울한 희생에 대한 넋을 위로하기 위해 제작된 제주4·3독립영화 「끝나지 않은 세월」 도민시사회가 1일 오후 1시 코리아극장 3관에서 열렸다.

「끝나지 않은 세월」이 4·3항쟁을 다룬 최초의 장편극영화라서 그런지 이날 시사회에는 4·3유족 등을 비롯한 많은 도민들이 극장을 찾아 뜨거운 관심을 보여줬다.

300여석의 좌석은 일치감치 채워졌고 계속 밀려드는 사람들로 계단까지 꽉 들어차 500여명이 이날 공개된 「끝나지 않은 세월」을 관람했다.

영화 상영 도중 가슴아픈 장면이 나올 때마다 객석에서는 지난 세월의 참혹한 기억때문인지 한숨소리와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설문대영상은 엔딩 장면을 통해 무자기축년 그날, 꽃잎처럼 스러져간 선조들의 영전에 이 영화를 바쳤다.

영화 상영에 앞서 무대인사를 한 김경률 감독은 “여기까지 왔습니다”라고 인사한 뒤 그간 힘들었던 과정들이 생각났는지 눈물을 보였고 객석에서는 ‘힘내세요’라는 격려의 말을 전했다. 김 감독은 “형민의 가족사를 중심으로 4·3을 이야기했다”며 “이제는 이 아픔을 떳떳이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집에 돌아가서 주변 사람에게 당시 겪은 고통을 이야기해야 한다. 그래야 다시 이런 일이 생기지 않는다”며 목메인 목소로리 호소했다.

원래 집이 전라도인 서향미씨(33·여)는 “그동안 대통령 사과와 특별법 제정 등 종종 언론을 통해 4·3을 접했는데 영화로 만날 수 있어 좋았다”며 “모든 것이 부족한 상황인데도 제주에서 작품을 시도한 것이 의미가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날 영화를 관람한 강요배 화백은 “약간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았지만 4·3의 올바른 맥락을 보여준 것 같다”고 말했다.

설문대영상이 마련한 이날 시사회에는 강창일 의원(열린우리당)과 현애자 의원(민주노동당), 김영훈 제주시장과 김한욱 행정부지사를 비롯, 임원식 제주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 강순문 전교조 제주지부장, 영화감독 정지영·이은씨, 양윤모 한국영화평론가협회 대표, 현충렬 트멍영화제 집행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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