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뜨르에서 북촌리, 표선백사장, 정방폭포에서 총에 맞아 죽고 찔려죽고 굶어죽은 영혼 영신님들 모두다 살려줍서. 억울하게 죽은 혼 돌아옵서”

을유해방 60주년 역사맞이 4·3거리굿 ‘역사의 눈으로 역사를 본다’가 지난 2일 오후 5시30분 제주시 신산공원 일대에서 열려 1948년 4·3당시 억울하게 죽은 영혼들을 위무했다.

이날 거리굿에는 놀이패 한라산과 민요패 소리왓, 풍물패 신나락, 노래세상 원 등 민예총 소속 회원들이 총출동했으며 과 대학생 풍물패 등 모두 120여명이 참여해 거대한 집체극을 선보였다.

제주민예총이 마련한 이번 역사맞이 4·3거리굿은 국가보안법 등 현안 문제 성토에 이어 4·3의 계기가 되는 47년 3·1대회와 왓샤시위, 미군정과 경찰에 의한 탄압을 재현했다. 또 이로 인해 입산하게 되고 인민항쟁으로 번져 가는 과정, 북춤을 통한 항쟁 결의, 모든 수단을 이용한 학살 등 ‘앞풀이·탄압·항쟁·학살’을 주제로 4·3의 전개과정을 압축, 억압받고 죽임을 강요당한 과거를 기억해내고 잃어버린 역사를 복원했다. 이어 ‘진혼·진혼과 결의’에서는 정공철 심방의 삼석울림굿 ‘48년 그날’ 학살된 억울한 원혼들을 불러들였고 정승천씨(부산자갈치·춤꾼)의 병신춤으로 죽은 이들을 되살려냈다. 이날의 대미는 노래세상 원이 ‘소리개’ ‘평화의 섬’ 등으로 장식했다.

한편 3일 오후 3시 제주도문예회관 제1전시실에서는 탐라미술인협의회 주최한 제12회 4·3미술제 ‘동행’ 전시개막식이 열렸다. 이번 미술제는 오는 7일까지 열릴 예정이며 ‘나에게 4·3은 무엇인가’를 모색하고 형상화함으로써 작가 자신의 고민과 사색의 흔적이 엿보이는 작품들이 전시된다.

또 오는 5일 오전 10시 표선백사장에서 찾아가는 현장위령제 4·3해원상생굿이 펼쳐진다.

‘표선백사장(한모살) 해원상생굿’은 죽음의 기억과 장소의 왜곡된 역사성을 되살려내고 비극적 죽임을 당한 사람뿐만 아니라 학살터도 함께 치유하는 생명의 굿으로 오영숙 부산 전통예술원장의 춤과 김윤수 심방이 집전하는 위령굿이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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