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평화의 섬’지정은 세계질서를 죽음이 아닌 삶으로, 갈등이 아니라 공존·공생을 선언한 것입니다”

지난 2일 오후 국립제주박물관에서 열린 4·3항쟁 57주년기념 제14회 전국민족문학인 제주대회에서 현기영 한국문예진흥원 원장은‘고통의 기억을 넘어 평화의 연대로’주제 발제에서 4·3정신을 4·3문학으로 재기억(rememory)할 것을 주장했다.

그는“50년 전 3만여 명의 제주민이 학살된 제주4·3은 미국의 세계화전략에 의해 벌어진 사건으로 제주도민들은 가해자, 피해자가 따로 없이 죽임과 죽음을 거듭했었다”면서“옛 유신정권과 군사정권은 국가폭력과 공포정치에 의해 제주도민의 자유를 앗아갔고 도민들은 생체(生體)가 아닌 시체(屍體)이던 세월을 오랫동안 겪게된 것”이라고 밝혔다.

현씨는 군사정권에 의해 기억을 타살을 강요받았던 4·3, 제주도민에 의해 제대로 진상되지 않은 그 아픔 때문에 기억을 지우려고 애를 쓰면서 기억의 자살을 거듭해왔던 4·3의 기억을 되살려야 하며 제대로 기억해야 4·3과 같은 5·18과 같은 역사가 발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문학인들은 전쟁 반대와 평화지지의 의무를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팔레스타인 시인 2명 중 한 명인 자카리아 모하메드씨는 4·3발발 당시 팔레스타인 인구의 절반 이상이 국경 밖으로 쫓겨난 사실을 증언해 4·3의 아픔을 공감을 표했다. 자카리아씨는“시의 의무는 사라지는 것, 과거의 것만이 아닌 죽은 이들의 가치를 보존하는 것이다. 떠난 이들은 새봄과 함께 돌아올 것이다. 새봄이란 곧 희망이다. 망각은 새로 태어나는 봄을 위험 속에 빠뜨릴 것이다. 더 이상 역사를 망각하는 일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며 작가의 의무를 강조했다.

한편 이날 제14회 전국민족문학인 제주대회에는 민족작가회의 12개 지회 등 300여 명이 자리를 메운 가운데 개막서시 낭송과 시낭송, 전국문학인 제주선언, 해원굿 낭송 등 이어지는 행사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들은 3일 4·3평화공원에서 열린 57주기 4·3위령제와 북촌 너븐숭이에서 열린 제주작가회의의 민족문학인 평화기원제 및 4·3문학기행에 참석한 후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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