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3 사건이 일어난 지 어제로 57주년을 맞았다. 제주도민은 4·3·3 을 대할 때마다 가슴 속 깊이 맺힌 응어리를 느낄 수밖에 없다. 4·3·3 은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사건의 하나다. 그토록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진정으로 풀지 못한 어려운 과제를 안고 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4·3·3 은 여전히 매듭짓지 못한 ‘미완의 역사’란 꼬리표를 떼지 못한다. 그래서 4·3·3 해결은 늘 모자라고 멀게만 보여 안타깝고 절실하게 와 닿는다.

그러나 지난 2000년 이후 4·3·3 의 얽힌 실타래를 풀기 위해 도민이나 정부가 여러 면에서 하고 있는 노력은 매우 괄목한 만하다. 2000년에 제주4·3 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됐다. 2003년 정부는 공식적으로 4·3 진상보고서를 채택했다. 그 뒤 대통령이 직접‘4·3 은 과거 국가권력의 잘못’이라고 도민에게 정중히 사과했다. 역사의 잘못을 정부가 나서서 청산하고, 국가원수가 공식 사과했던 사례는 사상 처음이었다. 이를 통해 제주도민들은 이데올로기의 굴레에서 벗어나면서 그나마 명예회복이 시작된 것이다.

이는 4·3 의 해결을 위한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4·3 이 여태껏 미완이란 까닭은 두 줄기 큰 과제를 풀지 못했기 때문이다. 곧 4·3 에 관한 정확한 진실과 실체 규명, 진정한 명예회복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 4·3 관련 수형인 문제 등에 진전이 있는 건 다행스럽다. 그러나 4·3 추모기념일 지정과 유족에 대한 생계비 지원문제 등은 여전히 남겨놓았다.

집단 매장지나 유적지 조사,발굴 등에 대해 정부차원의 지원도 마찬가지다. 정부진상보고서 작성기획단이 정부에 건의했던 7개 사항에 관한 이행여부 점검도 지나칠 수 없다. 제주4·3 특별법을 보완,개정하는 작업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이밖에도 4·3 의 진정한 해결을 위해 할 일은 많다. 이에 모두가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내년 이맘때엔 4·3 과제가 획기적으로 풀려 커다란 성과가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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