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S 수신도 안돼 "먹통"

제주도와 정보통신부 통신업체가 공동으로 100억원을 투자해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텔레매틱스 사업이 초기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상용화를 코앞에 두고도 제공된 단말기에서는 GPS(위성항법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이용자들이 외면하고 있는데다 당초 지역 IT업체들의 일정한 참여를 보장한다는 제주도의 설명과 달리 도내 IT업계에서는 ‘하청업체로 전락’했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텔레매틱스 사업 초기 문제점을 2회에 걸쳐 진단한다.<편집자 주>

△텔레매틱스가 뭐길래=차량용 멀티미디어로 불리는 텔레매틱스는 위치정보와 무선통신망을 이용해 운전자들에게 교통안내와 긴급구난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또 무선인터넷이 가능해 영화·게임 등도 즐길 수 있어 텔레매틱스사업 규모가 지난해 2200억원대에서 2007년에는 3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는 등 최근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말이 나돌 정도다.

실제 산업자원부와 정보통신부, KOTRA, 텔레매틱스산업협회(KOTBA) 등 정부와 업계는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2005년 텔레매틱스 로드쇼’를 개최하는 등 세계 최고의 인프라를 바탕으로 세계시장 석권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단말기가 제대로 작동안돼=정보통신부는 유비쿼터스(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통신환경)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해 제주도를 텔레매틱스 시범지역으로 선정했다. 이 사업에서 SKT 컨소시엄은 치열한 경쟁 끝에 사업자로 지정돼 국비 40억, 도비 30억, 민자 30억원 등 총 100억원의 사업을 이끌고 있다.

이에따라 지난 3월엔 (주)SKT가 도내 9개 렌터카 업체와 ‘제주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위한 협력사업 계약’을 체결하고 1대당 136만원짜리 단말기 500대를 공급했다. 상용화되기 전까지는 렌트차량에 설치해 무료로 사용하며 상용화 후에는 1대당 월 7만원(미정), 이용자는 하루 9000원씩(미정)씩 부과키로 했다. 하지만 문제는 GPS수신이 제대로 되지 않아 렌터카 이용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는 데 있다.

△사용화가 코앞인데=이에따라 렌터카 업체들은 계약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상용화 시기가 2∼3일 후인 것을 감안하면 당초 설명대로 작동되지 않는 단말기를‘울며 겨자먹기로’ 이용해야 하는 형편이다. 계약기간이 7월까지로 계약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위약금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업체들은 GPS수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단말기 부팅시간이 2∼3분 걸리는데다 검색이 신속하지 않는 등 무선인터넷 사용이 매우 불편하다는 입장이다. 부착방식도 조잡해 실제 이용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일부 업체에서는 단말기를 모두 반납한 실정이다.

업체들은 “현재 단말기는 기존의 네비게이션 기능보다도 떨어지고 부착도 어렵다”며 “계약조건은 충족시키지 않으면서 계약이행을 강요한다면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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