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묻는다.“너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이지?”어른이든 아이든 한참을 고민하다가 대답한다.많은 대답이 나오겠지만 가장 많이 꼽는 것이 바로 ‘가족’.

 가정의 달이자 청소년의 달인 5월,온가족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의 향기가 책속에 있다.신록에 묻혀 책갈피마다 묻어나는 가족사랑을 느껴보자.

 아이들의 세계와 함께 가족들간의 사랑을 강조한 우리 창작동화로 꼽을 수 있는 작품으로는 박재형씨의 「쌍둥이 행진곡」(바오로말)과 이금이씨의 「너도 하늘말나리야」(푸른책들),오승희씨의 「할머니를 따라간 메주」(창작과 비평사)가 있다.

 「쌍둥이 행진곡」에는 오빠만 성묘에 데려가는 아빠에게 불만이 많은 새롬이가 집을 나서 무작정 버스를 탔다가 길을 잃고 도움을 청하면서 진정한 아빠의 마음을 알아가는 ‘아빠는 딸을 싫어해’,늘 투정만 부리는 자기를 위해 태풍 속에서도 전복을 따러 바다로 나선 새엄마의 뒷모습에서 사랑을 배우는 기완이의 이야기 ‘전복죽’ 등 9편의 동화가 실려있다.

 「너도 하늘말나리야」에는 가정적으로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나온다.부모의 이혼이나 죽음 속에서 마음을 닫았던 사춘기의 세친구 미르·소희·바우가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면서 상처를 치유하기 시작한다.서로에게 건네진 비밀 일기장과 그림 속에는 ‘땅을 보며 피는 다른 나리꽃과 달리 하늘을 향해 피어나는 하늘말나리꽃’이 있다.

 「할머니를 따라간 메주」 속의 아이들은 평범하다.하지만 가난 등의 이유로 따돌림 당하는 친구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시선은 따뜻함을 담고 있다.‘할머니를 따라간 메주’속의 나는 아파트에서 메주를 쑤는 할머니와 그 것을 이해못하는 엄마 사이에서 갈등을 한다.하지만 서로 마음을 열고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할머니집 장독대 항아리는 반짝반짝 윤이 나고,주고 받는 대화 속에는 사랑이 묻어난다.

 어른들은 흔히 말한다.“아이들은 그저 즐겁기만 하지,도대체 무슨 고민이 있겠어?”하지만 아이들에게도 모두 나름의 고민이 있다.

 윌리엄 스타이그의 「부루퉁한 스핑키」(비룡소) 속 가족들은 스핑키의 기분을 풀기 위해 선물도 마련하고 ‘너를 사랑한다’는 내용의 편지도 보내고 서커스단도 불러준다.하지만 스핑키가 정말 원하는 것은 삐에로가 되는 것.동틀무렵 졸린 눈을 비비며 거실로 들어선 가족들은 삐에로 분장을 한 스핑키의 환한 표정을 보며 서로에 대한 좀더 세심한 배려를 약속한다.

 「큰 숲 속의 작은 집」은 TV외화 시리즈로 인기를 끌었던 ‘초원의 집’을 활자로 정리한 것.아름드리 나무가 빽빽한 숲 속에 있는 로라네 작은 통나무집은 말괄량이 로라가 아니어도 도란도란 이야기꽃이 피어난다.이야기를 더 알고 싶다면 엄마·아빠에게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부모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책 속에는 다 담지 못한 이야기를 듣게 될 지도 모른다.

 이밖에도 「내 이름은 나답게」(김향이·사계절),「아무도 내 이름을 안 불러줘」(한국글쓰기연구회·보리),「당나귀 실베스터와 요술 조약돌」(윌리엄 스타이그·다산기획),「행복이 찾아오면 의자를 내 주세요」(미리암 프레슬러·사계절) 등에서 가족 사랑의 향기를 맡을 수 있다.<고 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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