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년 전 제작, 사용돼 온 물 허벅이 최초 공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물 허벅은 제주도예원이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제작 시기가 1700년대 초로 추정, 300여년간 민간에서 사용돼온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허벅은 물이 귀했던 제주의 자연적 특성에 의해 발달된 ‘물긷는 옹기’로 제주의 사회적·문화적 특성을 상징적으로 담아내 보존가치가 인정되는 중요 민속품이다.

이러한 보존가치에도 불구, 현재 옛 허벅에 대한 체계적인 보존·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번 공개된 300년된 허벅의 보존은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강창언씨(제주도무형문화재 제14호 제주도 허벅장 전수조교)가 공개한 이 허벅은 20년전 무릉리에서 발견된 것으로, 부리 부분이 약간 금간 것을 제외하고는 보존 상태가 양호한 편이다. 둥근 형태를 띄는 1900년대 일반 허벅과 달리 몸통이 길쭉한 데다 아가리에 평전(수평을 이루는 입술부위)이 없는 것처럼 느낄 정도로 작아 후대의 것과는 구분이 되고 있다.

또 후대 허벅에 비해 빗물을 이루는 보로롱 문양이 거칠며 어깨 부위에 흔히 새겼던 파도, 너울문 등도 없어 1700년대 시대측정을 가늠케 하고 있다.

강씨는 “1700년대 석요장(가마 군락지)에서 발견되는 허벅류 파편과 매우 흡사, 1700년대 제주 허벅으로 판단된다”며 “유약을 칠하지 않은 상태에서 천연유의 발색이 양호, 향후 제주도 허벅의 시기 판단을 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강씨는 “허벅의 경우 귀하게 여겨지면서 대물림돼 사용, 오래된 허벅들이 잔존해 있어야 하지만 쓰레기 종량제 실시를 전후로 쓰레기로 버려지면서 대부분 소멸, 현재 보존된 옛 허벅은 찾기는 힘든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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