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는 정녕 경제 하나 살릴 능력조차 없는가. 올해들어 경제에 ‘올인’한다고 야단법석을 떨고 있지만 여전히 말뿐이어서 하는 소리다. 과연 국민의 허리가 어디까지 더 휘어져야할지 걱정이다.

노정권의 인기가 여전히 바닥을 헤매는 이유는 간단하다. 두말할 것도 없이 경제가 죽을 쑤기 때문이다. 어디 한번 백성들을 배 불게하고 등을 따습게 해보라. 그러면 노정권의 인기는 쭉쭉 올라갈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위정자의 평가는 경제가 좌우했다는게 역사적 교훈이다. 가까운 예로 미국의 클린턴 전대통령만해도 그렇다. 그는 재임시절 청와대 여직원과 염문을 뿌리며 세계적 망신을 샀지만 권좌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임기내내 경제가 호황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가하면 옛소련의 고르바조프는 어떤가. 그는 대통령 재직중 동구권에 민주화바람을 일으키며 냉전을 종식시켰다. 독일 통일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뿐만아니라 페레스트로이카를 앞세워 소련의 사회주의를 개혁함으로써 세계적 지도자로 추앙받았다.

그러나 그는 퇴임후 소리없이 멀어져갔다. 그 다음으로 취임한 러시아 대통령 옐친만큼도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다. 옐친은 다른 것은 모르지만 경제만큼은 고르바초프 보다 더 잘 챙겼기 때문이다.

우리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전대통령은 집권 18년동안 철권독재를 휘둘렀다. 국민들은 제대로 말도 못하고 군사정권의 눈치만 살폈다. 어쩌다 바른 말을 하다가는 시퍼런 보안법의 사슬에 묶여 개죽음을 당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최근들어 박 전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살아나는 것은 웬 까닭인가. 경제성장 때문이다. “우리가 이만큼이나 먹고 살게된 것도 박대통령 덕분”이라는 것이다. 그래선지 ‘빵보다는 자유를 달라’고 부르짖던 사람들 조차도 이제는 그에 대한 재평가를 주장하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전두환 정권도 마찬가지이다. 그는 12·12와 5·17등 두 번씩이나 쿠데타를 일으켰다. 그것도 모자라 광주민중항쟁을 무력으로 진압해서 정권을 찬탈했다. 그리고는 재임기간 내내 국민의 입과 귀를 막았고, 손과 발을 비틀었다.

그런데도 요즘 그시절이 그립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지금보다 그때가 더 먹고 살기가 좋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가혹했던 고문과 억압은 어느새 잊혀지고 배가 불렀던 생각만 떠오르는 모양이다.

반면에 김영삼 정권은 실패한 대통령으로 기록되고 있다. 그는 여생을 민주화 투쟁에 몸바쳐 마침내 이땅에 처음으로 문민정권교체를 이룩했다. 재임 기간중에는 역사 바로 세우기와 금융실명제등 변화와 개혁을 주도했다. 그러나 그는 임기말에 외환위기를 불러옴으로써 그간의 쌓아온 명예를 하루아침에 잃게됐다.

이렇듯 경제의 위력은 대단하다. 노대통령 자신도 ‘기업은 곧 국가’라고 하지않았던가. 그런만큼 이제는 경제로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 무슨 개혁이니, 수술이니 하며 떠들어대봤자 역사에 우뚝 남는 것은 경제이다.

꼭 정권의 인기 때문만도 아니다. 무엇보다 백성들을 편안히 먹고 살게 하는게 우선이다. 그렇게 가장 기본적인 임무 하나 제대로 챙기지 못한다면 정말로 자격이 없는 정부이다. 무능도 유죄다. <진성범·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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