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원의 재산을 소유하고 있는 실향민 김노인. 우연한 사고로 입원한 병원에서 간암 말기라는 시한부 판정을 받는다. 김노인은 유산상속 조건으로 이미 오매불망 꿈에 그리던 ‘통일’을 내걸었다.

가족들이 모두 작당, ‘조국 통일’이라는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통일이 됐다’는 담화문을 담은 뉴스 제작한 것. 이 소식에 죽음을 목전에 뒀던 김노인의 병세가 호전돼 버리고 가족들이 만든 가짜 통일신문에 실린 ‘남북 단일팀 탁구대회’와 ‘평양 교예단 서울 공연’을 보겠다고 요구하며 기쁨을 만끽하려 한다.

그러나 이때부터 수십년을 함께 살아온 부인앞에서 북에 두고 온 마누라 타령을 하는 ‘간 큰 남자’인 아버지와 시대의 사기집단 ‘간 큰 가족’들과의 팽팽한 대결이 펼쳐진다. 아버지의 요구에 따라 졸지에 탁수선수로 분한 가족들은 경기장면을 카메라에 담아내고 평양교예단의 서커스 공연을 실연해 낸다. 분단 55년이 지나도록 그 누구도 실현하지 못했던 ‘통일’을 실현해 냈으니 이 정도면 지상최대의 자작극 또는 사기극이라 부를 만하다. 시나리오는 조명남 감독이 직접 쓴 것으로 1997년 영화진흥위원회 시나리오 공모전 당선작이다. 국내 최초로 금강산에서 촬영돼 화제를 뿌렸던 영화다.

감독 조명남. 출연 감우성, 김수로, 신구, 김수미, 성지루. 러닝타임 102분.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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