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곡이이가 출사하여 선조에게 부패의 시장책 7개항을 제시한 만언봉사(萬言封事)가 있다.

특히 그중 십만양병설을 주장하여 임진왜란을 예언한 것은 유명한 사실이다. 당시 상황은 당파 싸움 와중에 훈구파 사림파는 태평성대에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들고 일어섰다.

결국 왜란 7년동안 백성들의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전 세계를 주름잡던 프랑스 드골 전 대통령도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이전인 1934년 「미래의 군대」란 책에서 10만명의 정예군을 창설하여 6개의 기계화 사단을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이런 드골의 주장은 환영받지 못했고 앙리 페뗑 원수는 그의 책을 익살로 경시해 버렸다. 1940년 6월 마침내 드골의 예언은 비극적으로 들어맞았다.

우리는 남·북 대치 속에 전쟁의 중심에서 벗어날 수 없는 사상적 대립관계에 있다. 가상적인 일본이나 중국 또는 주적인 북한이 우리를 공격할 때에는 자위와 방위수단이 있어야 한다.

작금에 화순항 해군기지 문제가 찬성이냐 반대냐 양극화 현상은 갈수록 도민사회에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

반대측이 각론을 들추면 어장의 피해와 재산권 환경파괴 등 하나에서 열가지 모두 공감은 간다. 무겁게 해석한다면 평화의 섬 제주에 군사 기지화 될 경우 평화 자체가 퇴색된다는 당위성이 따른다. 하지만 적국이 우리를 공격했을 때 평화의 섬이라 해서 공격대상에서 제외할 것인가.

싫던 좋던 군사 기지가 되면 적의 침투를 사전에 차단하고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방공망과 유사때 대피할 수 있는 신속한 홍보 등 평화의 섬을 지킬 수 있는 군사 전략적인 면에서 기선을 제압할 수 있다.

이곳저곳 모두 평화를 위한 일인데도 반대만이 능사는 아니다. 기지 선정을 놓고 대립 각의 중심에서 도내 정치권은 물론 도 고위 책임자도 득과 실을 따지는 양비론 보다 초연한 입장에서 매끄러운 추진력이 필요하다. 다시 미래를 생각하고 고민하며 살아 가야 할 우리들이기에 먼 장래를 예견할 수 있는 이이나, 드골처럼 국가와 국민을 보호하는 관점에서 뒤돌아 보아야 한다.

<송순강·제주시 삼도동>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