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보기만해도 알수 있는 것」

카메론 디아즈,홀리 헌터,글렌 클로즈,칼리스타 플록하트.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할리우드 실력파 여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로드리고 감독작 「그녀를 보기만 해도 알수 있는 것」은 각기 다른 삶을 사는 여인들의 만남과 교차 속에서 물음표투성이의 ‘여자의 인생’에 쉼표를 찍는 작품.

일탈을 꿈꾸는 평범한 주부,은행매니저이지만 유부남과의 열애 속에서 갈등하는 여자,치매에 걸린 노모를 돌보며 ‘그’의 전화를 기다리는 여의사,남들에게 조언을 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외로움에 시들어가는 카드점치는 여인 등이 각자의 톤으로 ‘그들만의’,그러나 정작 ‘자신’은 소외되버린 삶의 모순을 토로한다.

시각장애인으로 출연하는 카메론 디아즈를 비롯,내면연기를 통해 더한층 성숙해진 할리우드 여배우들의 진지한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10일 개봉.아카데미(751-2201∼3)

「데스티네이션」

죽어야할 운명을 거스른 이들에게 삶은 운명과의 사투나 마찬가지.홍콩출신의 제임스 웡 감독이 메거폰을 잡은 「데스티네이션」에서 주인공들은 칼을 든 살인자도,꿈을 쫓는 나이트메어도 아닌 그저 ‘초자연’ 혹은 ‘운명’이라고 이름지워진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생명을 위협받는다.

수학여행을 앞둔 7명의 학생과 교사.한 학생의 불길한 환상 때문에 비행기 탑승을 미루고,결국 비행기는 공중폭파되고 만다.죽음의 운명을 비껴난 이들을 기다리는 건 또다른 죽음의 경고장.평소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치던 일상의 사물과 행동들 하나하나는 죽음을 전하는 예고편이 된다.보이지않는 죽음의 손길과 이에 맞서는 주인공들의 기발한 착상들이 볼 거리를 더한다.10일 개봉.피카디리(756-0092∼3)<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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