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일단 학생들을 위한 공간이다. 학교내에서의 모든 기준은 교육 수요자인 ‘학생’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요즘의 학교에서 학생은 그 존재감을 잃고 있는 것 같다.

최근 서귀포내 모 초등학교에서 교과전담교사가 지도를 제대로 따르지 않는 학생들에게 폭언과 살충제를 뿌린 일이 폭로돼 도 전체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사실 유사한 일들이 도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얼마전 제주시내 모 초등학교에서는 귀가길 동급생과 후배들의 ‘푼돈’을 뺏었다는 이유로 2학년 학생을 반마다 끌고 다니며 피해자를 확인하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었다.

직접 현장을 목격한 것이 아니라 어린 학생들의 입을 통해 전해진 것인 만큼 신뢰도는 다소 떨어질 수 있다. 그렇다고 ‘학교 현장에서 일어나는 별 것 아닌 일’로 치부할 수는 없다.

살충제 살포 건과 관련 학부모와 학교, 해당교사 간에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그 것으로 어린 학생들의 상처까지 치유된 것은 아니다.

당시 느꼈던 공포는 아이들이 어른이 되고 난 후에도 꼬리표처럼 따라다닐지 모를 일이다. 해당 학생들만이 아니라 그 장면을 목격한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선생님이 그 언니를 ‘강도’라고 했어요” “친구들에게 바퀴벌레 약을 뿌렸어요”라는 말을 전해 들은 부모의 심정도 편할리만은 없다.

늦기는 했지만 제주도교육청 차원에서의 실태조사 등 후속조치가 진행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힘들고 속상해도 어쩌겠어요, 우리 아이들이 ‘볼모’로 잡혀있는데…”라고 한숨을 내쉬던 학부모들의 목소리가 요즘의 교육현실을 대변하는 것같아 씁쓸하다.
<고미·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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