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대학가가 유난히 뜨겁다. 1970?0년대 학생운동이나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자신을 개발하기 위한 학생들의 소리없는 움직임이 커졌다는 것은 아니다.

대학을 뜨겁게 달군 중심에는 최고 지성집단으로 불리는 교수들이 있었다.

총장선거 과정에서의 사이버 비방과 고소·고발 사태를 빚었던 제주대가 그랬고, 지난해 총장 선거후 1년 가까이 총장 공석인 상태로 공황을 거듭하고 있는 제주교육대가 그랬다.

지난 연말 대대적인 통합선언식으로 의욕적인 출발을 했다가 6개월여만에 ‘결렬’ 수순을 밟게된 제주산업정보대 역시 아니라고 말할 수 없다.

총장 임용으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제주대는 그렇다손 치더라도 제주교육대는 교수들의 지나친 편가르기로 인해 교육인적자원부의 강도 높은 감사를 받고 있다.

결과에 따라 대규모 구조조정도 불가피하리라는 게 교육계 중론이지만 아직껏 화해무드 조성 같은 ‘즐거운’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4일 통합과 관련한 교직원 찬반투표를 벌였던 산업정보대에서조차 “찬성표를 던진 것은 누구누구 측근”이라는 말이 서슴없이 나온다. 역시 편가르기다.

제주사회가 보고 있는 것은 견고함과 위용으로 대표되는 ‘상아탑’이 아니다. 일반의 편가르기와 달리 교수 사회의 그것은 조직적이고 또 냉소적이다. 내부 문제라고 간과하기에는 비판의 목소리가 클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은 고고한 상아탑주의자도, 투사적 지식인도 아닌 개인의 양심과 식견을 갖춘 균형적 시각의 전문가다.

‘편가르기는 사회적 따돌림을 자초할 뿐’이라는 진리를 학생들에게만 가르쳐야할 것인지 생각해볼 일이다.
<고미·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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