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4·3사건희생자 유족회 주최로 지난 2~4일 제주도 4·3사업소 및 시·군 4·3담당 직원, 4·3관련단체 유족회원 등 170여명과 함께 산내골령골 합동위령제 및 옛터 형무소 순례를 마쳤다.

첫째날 찾은 마포 형무소 옛터는 현재 검찰청 서부지원 청사가 들어서 있어 옛 모습은 하나도 남지 않았다.

다만 정문 옆 울타리에 ‘경성형무소 항일독립 운동가 옥고를 치렀던 유적지’라 적힌 밥상크기의 대리석 표석만이 마포형무소였음을 증명했다.

대전으로 직행, 둘째날 대전특별위원회 주관으로 대전골령골 학살터 현장에서 천막을 치고 위령제를 올렸다.

이 곳 현장은 3년전 많은 유골이 출토된 곳이다.

특히 대전 산내 학살터는 유적지임에도 불구, 교회 신축이 추진돼 유족들이 이의를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동구청이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지만 현재 예배가 이뤄지고 있어 철거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이 곳 남월동 산내면 골령골은 대전형무소에 수감되었던 제주4 관련자 수형인 300명과 여순사건관련자 대전, 충남지역 민간인 1900~3000명이 6 5전쟁 발발후 집단 처형 학살당한 곳이다.

이날 제6회 대전 산내 학살 희생자 위령제가 산내초등학교 3층 체육관에서 봉행됐다. 400명의 유족, 제주출신 강창일 국회의원, 대전시 지역 국회의원 4명, 시민단체 등이 참석해 행사를 빛냈지만 대전시 동구청 관계자 및 산내면 기초 광역의원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지난 5월 과거사 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했으나 현지기관 단체는 무관심하기만 한 것이다. 다만 참석한 국회의원 5명이 각각 내년 행사시 유적지 보전 및 복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셋째날 전주 학살터와 광주형무소, 목포형무소 옛터를 찾아 위령제를 지내면서 모든 일정은 마무리됐다.

“구천을 해매는 수령인 영령들이시여.

죽은 날짜 죽은 장소 죽인자가 없어 이 곳 옛터를 찾아 위령하고 있는 불효를 용서하시고 노여움을 푸십시요.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유적지 보전은 물론 복원 사업이 국가차원에서 이뤄지도록 강력히 촉구하겠습니다.

지난 3월 606영령들께서 희생자로 결정됐으며 나머지 님들도 모두 희생자 영령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4 공원 양지바른 곳에 님들의 안식처를 마련하겠사오니 그날까지 기다리소서.

영령들의 명복을 비옵니다”
<김두연·제주도4·3사건희생자유족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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