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제주시청에서는 지금까지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던 공무원들의 ‘반란((?)아닌 반란’이 벌어져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반란의 대상은 시가 오는 17∼18일 계획하고 있는 ‘공직자 MT’,그리고 거사를 꾸민 곳은 바로 공무원들만 사용할 수 있는 전자게시판.

 문제의 발단은 시가 1박2일 일정의 MT를 준비하면서 △전체 공무원 반드시 참석 △참석 못할 경우 사유서 제출 △참석한 공무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도록 한 것.

 시의 방침이 알려지면서 7일부터 전자게시판(시장에게 바란다)을 통해 일선 공무원들의 불만이 50여건 무더기로 올라 왔으며,조회건수도 수백건을 넘어 간부공무원들을 당혹케 했다.

 지난해 처음 시도된 MT가 PT체조에다 쪼그려뛰기,그리고 야간행군까지 하면서 마치 군부대 유격장을 방불케 해 MT에 대한 공무원들의 인식이 별로였던 것이 사실.

 그러나 지금까지 각종 비상근무에다 행사참석이니 뭐니 하면서 직원들이 휴일다운 휴일을 제대로 가져본 적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또다시 1박2일의 MT를 준비하자 이에 대한 불만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던 것이다.물론 MT를 찬성하는 의견도 올라왔다.

 총무과는 불만이 제기되자 지난9일 각 실과 공무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직원의견을 공개적으로 수렴해 MT시간을 단축하고 프로그램은 훈련보다는 공무원들의 친교에 주안점을 두겠다는 개선안을 내 놓았다.

 이번 문제는 전자게시판 상에서 자신들의 불만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공무원,그리고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개선점을 내 놓은 총무과 양측의 모습이 전자게시판을 앞으로 보다 성숙한 토론의 장으로 만들어 나가는데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이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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