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제주여민회가 주최한 ‘제주여성영화제’에서 ‘영화 속 여성들의 이미지’란 주제로 강연에 나선 영화배우 오지혜(36)씨는 “영화 속 여성들의 왜곡된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서는 생활 속에서 여성들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씨는 자신의 연기인생을 예로 들며 “송강호, 설경구, 최민식씨 등은 연극계 동료지만 연기력 하나로 톱배우 반열에 올랐다”며 “여배우들은 연기력 외에도 ‘상품성’을 추가로 갖춰야 한다. 과연 이 상품성은 누가 원한 것일까”며 ‘관객 책임론’을 뒷받침했다.

오씨는 “한국영화가 발전했다지만 여전히 스크린 속 여성 이미지는 ‘모성애’ 등의 판타지로 입혀져 있다”며 “영화 속에서 제대로된 여성 캐릭터를 보고 싶다면 관객들이 스스로 여성 이미지를 바꾸는 작은 투쟁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오씨는 ‘북녘 아이들을 위한 빵공장 사업 홍보대사’를 맡아 지난 6월 평양에 다녀온 기억도 펼쳐놨다.

오씨는 “우리겨레하나되기 운동본부와 북쪽의 민족화해협의회에서 공동으로 하는 사업인데 각 지역 대표들과 함께 대동강 옆에 있는 빵공장을 견학하고 실무회의를 위해 평양을 다녀왔다”며 “평소 체험하지 못한 체제 속 사회분위기 때문인지 딛는 발걸음마다 갖가지 감정이 교차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오씨는 오는 9월30일 열리는 ‘제4회 제주영화제’에도 관심을 보이고, “시간나는 대로 꼭 참석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한편 오씨는 중앙대 연극영화과 출신으로 연극을 비롯한 와이키키 브라더스, 싱글즈, 안녕 형아 등 많은 영화에 출연했다. 배우 외에도 라디오 DJ, 칼럼리스트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와이키키 브라더스로 지난 2001년 청룡영화제, 부산영평상, 대한민국영화대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했고, 부모는 연극인 오현경·윤소정씨며 남편은 다음달 개봉예정인 「이대로, 죽을순 없다」감독 이영은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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