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이어서 두통의 원인을 제시한다면 날씨가 궂거나 바람이 불때, 신경만 좀 썼다 해도 두통이 오는 사람이 있다. 또한 평소 먹지 않던 음식을 먹었거나 제시간에 식사하지 않았을 때 머리가 아픈 사람 등이 그 예이다.

그리고 체질·체형과 성격을 참작할 필요도 있다. 야윈 사람은 모래땅에 물 붓는 격으로 기운의 흐름 또한 빠르므로 상기되는 일이 있을 때 두통이 쉽게 온다.

반면에 체중이 많은 사람은 진흙땅에 물 붓는 격으로 기운의 흐름이 늦으니 예리한 두통은 비교적 드물고 흔히 머리가 띵하고 무거운 것을 느끼기 쉽다.

또한 성격이 급한 사람은 상기가 잘 되니 두통이 흔하고 침착한 사람은 별로 두통을 못 느끼고 산다. 신경이 예민한 사람은 신경계통이 먼저 피로해질 것이니 머리가 중추신경인 만큼 두통이 흔한 편이고 무딘 사람은 역시 두통과 거리가 있다.

그러므로 야윈 사람은 신경을 촉촉히 적셔주는 윤제를, 습기가 많은 사람은 그 반대로 좀 말리는 약을 첨가하며, 기운이 잘 뜨는 사람은 기운을 내리는 약을 쓴다. 자기 뜻대로 못해 ‘끙끙’ 앓다가 머리가 아픈 사람은 울증을 풀어주는 약제를 첨가하며, 신경이 약한 사람은 신경을 보하는 약을 쓰게 된다.

요즘 머릿속의 기질적인 이상유무를 진단하는 CT스캐너나 MRI가 많이 보급되고 있는데 일반적인 두통에도 이런 진단을 받기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서 병원에서도 골머리를 앓는다고 한다.

의사가 의심이 가서 기계진찰을 하는 경우는 병을 찾아낼 확률이 상당히 높은 반면에 환자가 원해서 진찰할 때는 머리에 기질적인 이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요즘 얼마나 병에 주눅이 들어있는 분위기인지 짐작할 수 있다.

그러므로 두통에 시달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귀찮고 성가시더라도 반드시 두통의 원인을 본인이 생활에서 찾아내서 대책을 세우자는 것이다. 요즘은 어린이들도 머리가 아프다고 한다. 예민한 아이를 별 생각 없이 나무라든지 아이에게 짜증을 내든지 하면 견뎌내지 못하는 수가 있다. 이럴 때도 병원 진찰을 서두를 게 아니라 가정 분위기나 자녀교육 방법부터 다시 한번 점검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황학수·한방의·제민일보한방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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