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지도 비율이라니요. 저희는 그런 것에 대해 모르고 통보받은 것도 없습니다. 그런 게 있다는 근거가 있습니까?”

며칠 전이다. 지난 28일자 신문에 상반기 경영실적 관련 기사와 함께 실린 ‘부실채권 비율 전국 최고’라는 기사를 두고 흥분한 목소리로 기자에게 항의 전화를 해온 제주은행 모 간부의 말이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렇다. 금융감독원은 외환위기 이후 2000년 하반기부터 은행들의 부실을 방지하기 위해 부실채권 비율의 양적 목표를 설정, 부실채권 정리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01년말까지는 목표비율이 5%이하였고, 2002∼2004년 목표비율은 3%이하로 설정, 부실채권 수준에 따라 차별적으로 지도·관리해왔고 올해는 목표 지도비율을 ‘2.5% 이하’로 잡고 있다.

더구나 금감원은 이번에 상반기 은행권 부실채권 현황을 발표하면서,‘부실 비율 2.5%를 초과한 은행에 대해서는 부실채권 정리 계획을 받도록 하고, 필요시 지도점검을 실시한다’는 지도방향을 세워놓았다.

백번 양보해서 이같은 지도 비율이 금감원의 올 연말까지 목표 지도비율이어서 내부적으로 지도 방향을 세워놓고 아직 해당 은행들에게 이같은 지침을 내려보내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금감원이 해마다 이처럼 목표 비율을 설정해 관리해온 사실까지도 모르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은행 간부직원이라면 금감원이 아직 통보해오지 않았더라도 올해 목표 비율을 어느 정도로 잡고 있는지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닌지 묻고 싶다.

최근 제주은행 주가가 연일 신고가를 기록하면서 2일에는 8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은행 임직원들조차 어리둥절할 정도라고 하니 증권가에서 화제가 될 만도 하다.

하지만 잘 나갈 때일수록, 어려운 시절 도민주 공모에 참여했다가 낭패를 본 도민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홍석준·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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