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일부터 대학별로 2006학년도 대학 수시2학기 전형이 시작되지만 정작 고3 수험생들은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제주지역은 대도시에 비해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감마저 나오고 있다.

△갑작스런 ‘가이드 라인’=한국대학교교육협의회는 지난달 11일 전국 178개 4년제 대학교의 2006학년도 수시2학기 신입생 모집요강 주요사항을 확정 발표했다. 수시 2학기에서 선발하는 인원은 대학 정원 38만9584명의 40.2%인 15만6531명이다.

그러나 같은달 30일 교육인적자원부는 대학별 논술고사 기준(가이드라인)을 발표함으로써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교육부는 수시 2학기 대학별 논술고사부터 영어로 된 지문을 제시할 수 없도록 했으며, 수학이나 과학과 관련해서는 풀이과정이나 정답을 요구하는 문제를 내지 못하도록 했다. 이를 어기는 대학에 대해서는 학생모집 정지와 예산지원액 삭감 등 강력한 행·재정적 제재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영어 지문 출제 금지 등으로 논술고사의 변별력이 낮아진다는 점이다. 대학들은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수준 높은 제시문을 내놓거나 구술 溶ː自玲 비중을 둘 것으로 보인다

△도내 수험생들 허탈=고 3 교실에서는 ‘그동안의 준비가 헛수고로 돌아갔다’며 허탈해하는 분위기다. 게다가 대학들이 어떤 문제를 내놓을지 막막하다며 한숨을 쉬고 있다. 어쨌든 새로 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

특히 구술의 비중이 커지게 되면 제주지역이 손해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선 학교에서는 제주지역의 특성상 말솜씨가 요구되는 구술에서 점수가 깎이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를 여기저기서 쏟아내고 있다. 구술이 강화되면 아무래도 세련된 말솜씨를 자랑하는 서울 등 대도시에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육부가 영어지문 제외를 가이드라인으로 제시, 이 점에서는 상대적인 이익을 받게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일선학교의 한 교사는 “갑자기 바뀌게 돼 막막하기만 하다. 새로 준비하는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하지만 구술논술이 강화되면 상대적으로 제주지역이 불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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