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평가 특징…학부모들도 정보 파악 가능
지난 4월부터 시작됐으나 소수 학생들만 참여
사교육 뛰어넘을 콘텐트 확보 마련 시급 과제




사교육비 부담은 가정경제를 버겁게 만드는 주요 원인으로 등장한지 오래다. 학부모들은 사교육비 부담으로 찌들고, 사교육을 과목별로 받아야 하는 학생들 입장에서는 ‘쉴 시간이 없다’는 푸념이 나올 정도로 사교육에 쏟는 열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월부터 제주도교육청이 사이버가정학습 서비스를 도입, 눈길을 끌고 있다. 어떻게 교육이 이뤄지고 있으며, 문제점은 없는지 진단한다.


# 어떤 학습인가


말 그대로 인터넷을 통해 교육을 주고받는 교육이다. 이 서비스는 지난해 5월 e-러닝지원체제를 확보함으로써 학교 교육을 바꿔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여기에 초·중·고 학교교육과 연계된 자율학습 콘텐츠와 온라인 학습지도를 무료로 제공해 학교교육을 보완하겠다는 의지가 들어있다. 아울러 사회내 문제점으로 대두된지 오래된 사교육비도 절감하겠다는 절박감도 작용했다. 사이버가정학습은 준비기간 1년을 거쳐, 지난 4월초부터 도내 학생들을 찾아가고 있다.

현재 도내 중학생을 중점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학급배정형 △학교지정형 △교사지정형 △자율학습형 등으로 나눠 진행되고 있다.

교육은 자기주도적이라는 점이 특징으로, ‘스스로 학습하는’ 분위기 만들기에 중점을 뒀음은 물론이다.

학생들이 사이버가정학습에 가입해 공부하는 과정에서 온라인 평가를 받고, 학부모들도 학생들의 학습정보를 한 눈에 파악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 어느정도 활용되고 있나


학습 운영별로 나름대로 차이점을 지닌다. 학급배정형은 사이버상에 또다른 학급을 만들어서 운영하는 것으로, 다소 강제성이 있다. 하지만 학급배정형은 교사가 해당 학급의 학생이 어느 지역에 있고, 어떤 학생인지를 모른다는 점에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문제점이 있다.

학교지정형은 실제학급을 온라인에 그대로 만들어 둔 것으로, 학급배정형과 달리 학생 관리가 쉽고, 자기주도적 학습도 이뤄지게 하는 장점이 있다.

자율학습형은 누구나 가입해 학생 스스로가 필요한만큼의 공부만 하면 되지만 관리주체가 따로 없기에 학생 스스로 하지 않으면 안된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학급배정형은 2개교과(영어·수학) 21개 학습반 348명이 활용하고 있으며, 학교지정형은 남원중과 제주동여중 전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 문제는 없나


사이버가정학습의 원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자율학습형이 확산돼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스스로 학습하는’ 분위기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자율학습형은 목표 자체를 달성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학교지정형 학습이 자율학습형에 앞서 정착돼야 사이버가정학습의 원래 목표인 스스로 공부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이버가정학습이 원래 목표를 달성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은 학급배정형이나 학교지정형, 자율학습형에 참가하는 학생수가 소수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4월부터 운영된다고 하지만 학생들에게는 쉽게 다가가지 못한다.

이유는 사이버가정학습이 사교육을 대체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앞서기 때문이다. 사이버가정학습은 교과과정에서 배운 것을 익히는 심화학습과 보충학습 등으로만 운영되기에 선행교육을 하는 사교육에 뒤쳐질 수밖에 없다.

또한 사교육을 털고, 사이버가정학습에 매달릴 경우 당장 학습효과가 기대만큼 일어날지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안감 역시 사이버학습에 쉽게 뛰어들지 못하게 만드는 원인이다.

결국 사이버가정학습이 탄력을 얻으려면 사교육시장에 맞설 콘텐츠 구축과 온-오프라인 교육의 활성화, 더 나아가 사이버상에서 계층과 지역을 뛰어넘는 상호교육이 이뤄질 때 사이버가정학습에 눈길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 제주도교육청은 앞으로 제주지역에 적합한 사이버가정학습 콘텐츠를 만들어 서비스를 하고, 내년부터는 초등학교 3∼6학년으로 대상을 확대하는 등 사이버가정학습을 당초 서비스 목적에 맞추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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