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는 듯한 더위, 타오르는 태양. 잠시 외출이라도 하고 오면 땀범벅에 온몸은 후끈거리고, 갈증으로 목은 타들어간다. 이럴 땐 냉장고 속 차가운 수박 한 조각이나 그것도 아니면 얼음 몇조각 띄운 시원한 냉수 한잔이면 더위가 싹 가실터인데…. 하지만 모두가 그림의 떡! 이가 너무 시려서 수박은커녕 시원한 물조차 마실 수가 없다. 하늘도 무심하시지, 이 더운 날에도 미지근한 물을 마셔야 하다…. 이럴 땐 우선 이가 시린 이유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가 시린 원인은 다양하며 그 원인에 따라 치료방법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충치가 깊은 경우

이미 충치치료를 받았지만 충전한 곳(때운 곳)에 다시 충치가 생겨 눈으로 잘 확인이 되지 않거나 칫솔질이 제대로 되지 않는 부위에 충치가 숨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통증을 느끼기 전 시리다는 신호를 보내어 충치가 있음을 알려 주기도 합니다. 통증을 느끼게 될 정도가 되면 충치가 너무 깊게 진행되어 신경치료를 받아야 할 수도 있으니 꼭 치과에 가서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치아가 깨지거나 닳아서 신경이 노출된 경우

외상으로 인해 치아에 금이 가거나 부러지는 등의 손상이 생기면 자극이 신경에 쉽게 전달되어 시린 증상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칫솔질을 하는 방법에 따라 치아의 마모되어 차가운 것에 민감해지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대개는 잘못된 칫솔질이 원인이며, 구석구석 깨끗하게 닦는다고 쓱싹쓱싹 소리가 날 정도로 이를 닦는다면 십중팔구 치아를 닳게 하는 원인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따라서 칫솔을 부드러운 것으로 교체하고 칫솔질 방법을 소리가 적게 날 정도로 조금씩 움직이며 치아 사이사이를 닦아주는 식으로 바꾸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치아의 마모 정도에 따라 심하지 않을 때는 시린이에 사용하는 치약으로 칫솔질을 하거나 지각과민 완화제로 코팅을 해주어 노출로 민감해진 부분을 완화시켜 주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러나 마모가 심한 경우에는 레진이라는 치아에 접착되는 재료를 이용하여 노출된 부위를 충전하는 방식으로 치료를 할수도 있습니다.

▲치아뿌리를 덮고 있는 잇몸이 약해진 경우

치석이나 프라그가 치아에 부착되어 있다가 잇몸에 염증이 생기게 되면 잇몸과 치아 사이가 느슨해져서 치아의 민감한 부위인 뿌리부분이 드러나게 됩니다. 이런 경우 역시 차가운 것에 민감해지는데, 우선 앞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시린이에 사용하는 치약이나 지각과 민 완화제로 코팅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해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이런 방법을 통해서도 증상이 좋아지지 않고 지속되거나 더 심해진다면 이 때에는 잇몸치료와 신경치료를 통해 해결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위와 같은 원인이 아니더라도 건강한 치아가 평소보다 강한 자극을 받거나 피곤하거나 감기에 걸리는 등 몸의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늘 마시던 냉수나 심지어 시원한 바람마저도 시리게 느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건강할 때 미리미리 충치나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마모된 것이 없는지 확인하여 시린이로 고통받는 안타까운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장원석·치과의·제민일보의료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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