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자교육 현황

지난해 서울대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한자어 기초실력 평가가 화제에 올랐다.
그럴 수밖에 없던 이유는 전체 응시자의 60%가 100점 만점 가운데 50점을 넘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울대는 우리나라 최고 수준의 고교생들이 들어간다고 하지만 한자실력만큼은 낙제점이었다.
교과목에서 ‘한문’이 사라진 것은 지난 1963년 제2차 교육과정이 적용되면서부터다.
1972년에는 중·고교 과정에 한문이 다시 부활됐으나 한글전용 정책에 따라 힘을 얻지는 못해 왔다. 현재도 한문 교과가 중·고교에서 필수가 아니기 때문에 학생들로부터 ‘선택’을 받아야만 하는 실정이다.
그러나 현실은 오히려 한자 익히기가 대세로 자리잡았다.
도내 초등학교에서도 학교장 재량으로 한자교육을 하는 학교가 늘고 있으며, 도교육청은 오는 10월 이내에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생활한자 익히기’ 자료를 발간할 예정으로 있는 등 한자 교육 강화를 내세우고 있다.

△ 한자 열풍

한문이라는 정식교과가 없는 초등학교에서 한자 알기가 확산되고 있지만 학교 내에서보다는 학교 밖의 열기가 오히려 높다.
특히 취학 전 어린이들에게까지 한자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어린이집에서 한자 조기교육을 시키는가 하면, 서예학원에서도 한글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한자에 대한 욕구가 높다.
이렇게 된 이유는 사회적인 욕구 증대가 무엇보다 크기에 그렇다. 한자문화권이라는 사실이 한자 교육의 열풍을 부르고 있고, 한글 전용 세대들이 자식들을 키우면서 한자 교육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다.
서점에서의 열기는 최근 불고 있는 한자 열풍을 그대로 보여준다. 도내 서점에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판매되는 한자 서적만도 200여종에 달할 정도다.
일부 한자 만화책은 100만부 이상 판매되면서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시리즈로 계속 출간되고 있다.

△ 바람직한 교육방향

도내의 한 중학교 국어교사는 수업시간 중 어휘력이 모자란 학생들 때문에 애를 먹기도 한다고 했다. 국어의 어휘력은 다름아닌 한자어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한자교육이 필수일 수밖에 없다.
이처럼 현장의 교사들 역시 한자 교육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시험에 매달리는 현실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여론이다. 현실은 한자를 필요로 하지만 어릴 때부터 한자능력검정시험에만 매달리게 할 경우 가뜩이나 사교육에 시달리는 어린이들에게 또다른 짐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이 그것이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한자능력검정시험 관련 책자만도 50여종에 이른다는 사실에서 시험 위주의 한자 교육을 배제하고, 흥미를 끌어내는 쪽으로의 방향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