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분단의 아픔도 이제는 지는 해와 같이 사라지고 있다. 지난 96년 비무장지대인 경기도 김포시 유도에 떠내려 왔던 평화의 소와 제주출신 통일염원의 소 가운데서 태어난 평화통일의 소가 우도에서 화려하게 빛나는 노을을 뒤로 하고 있다.<김기용 기자>


 김대중대통령과 김정일국방위원장과의 남북 평양정상회담에 대해 도민들은 ‘만나는 것 자체가 성과’라고 하던 당초의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성공작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도민들은 15일 0시를 넘어 양 정상의 공동선언문 조인식 장면이 TV를 통해 나오자 잠을 잊은채 공동선언의 조인,김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손을 맞잡는 장면,김 국방위원장이 ‘원샷’으로 건배를 들고 이에대한 답례로 김 대통령이 여러차례에 걸쳐 잔을 비우는 장면을 보고 또 보았다.

 특히 도민들은 남북 공동선언 채택이 한반도에서의 전쟁위협을 종식시키고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결정적인 전환점이 됐다고 평가하면서 김대통령의 평양 방문에 대한 김국방위원장의 답방때는 ‘평화의 섬’제주에서 정상회담이 반드시 개최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다음은 각계 도민들의 반응을 종합한 것이다.(가나다순) △고재환(제주대 경영학과3)=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국가보안법과 같은 냉전시대의 유물이 사라지고 남북 대학생간 학술·문화적 교류가 활성화 됐으면 한다.아울러 통일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온 범민련과 한총련의 이적단체 규정 철회 등의 조치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김남진(제주도관광협회팀장)=북측의 개방으로 당장 제주관광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나 궁극적으로는 국내외 관광시장규모가 확대되는 결과를 낳아 제주관광산업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제주와 북측이 연계되는 관광상품이 개발될 수 있다면 국제관광시장에서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수길(제주대법정대학장)=남과 북의 정상이 만나서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해 용단을 내린 것에 대해 절대 환영한다.특히 50여년간 생사를 몰라 눈물로 지내야 했던 이산가족 문제해결은 민족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이번 평화선언이 선언 자체로만 그치지 말고 충실히 이행되길 바랄 뿐이다.

 △부두오(화북초등학교교감)=민족의 동질성과 통일의 의미와 당위성,통일의 미래상 등을 다룬 통일교육이 확산될 것으로 본다.여기에는 남한의 우월성만을 강조하던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북한을 포용해야 할 민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고 냉전의식을 떨쳐버림은 물론 통일의 뒤를 준비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

 △양중해(제주문화원원장)=21세기 최초·최대의 역사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았다.대한민국뿐 아니라 전세계 사람을 감동하고 흥분시킨 대역사였다.향후 남북의 이질화된 문화가 동질화될 수 있도록 문화교류가 활발히 전개됐으면 좋겠다.

 △오영수(제주도탁구협회회장)=오는 8월20·21일 제주에서 열리는 제9회 동아시아 호프스탁구선수권대회에 북한이 출전하게 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이 대회가 남북체육교류의 물꼬를 트는 첫 대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북한의 참가를 전제로 만반의 준비를 해놓고 있다.

 △장양순(주부)=남북정상회담에 큰 관심은 없었지만 공동선언문 조인식때는 TV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고 저절로 박수까지 쳐졌다.반세기동안 기다린 결과가 좋게 나와 다행이다.이런 일련의 조치들이 현실감있게 다가오지는 않지만 지금까지 북한에 대해 가져왔던 막연한 적대감과 부담감을 떨칠 수 있을 것 같다.

 △정현일(농업인·우도면서광리)=비무장지대인 김포군 유도에 떠내려온 북한 수소와 와흘리 강익상씨가 기증한 남한의 암소사이에서 태어난 ‘평화통일의 소’가 11월 새끼를 칠 예정이다.앞으로 가축뿐만 아니라 남북한의 젊은이들도 서로 결혼,가정을 꾸리는 세상이 되기를 기대한다.<윤정웅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