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KT가 10월부터 인터넷 이용자들의 IP(인터넷프로토콜) 공유기 사용에 추가요금을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소비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하나로통신 등 다른 통신사들도 추가요금을 검토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인터넷 이용 비용부담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전용회선 하나에 다닥다닥 연결
논란이 되고 있는 IP공유는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전용회선에 여러 대의 컴퓨터를 연결시켜 주는 것이다.

인터넷에 접속할 때 컴퓨터마다의 주소라고 할 수 있는 IP는 전용선을 쓰면 고정IP를, VDSL이나 케이블모뎀 등에서는 유동 IP를 쓰게 된다.

하지만 최근엔 인터넷 이용이 보편화되면서 공유기를 설치해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은 흔한 일.

실제 3만∼5만원짜리 공유기 한 대면 최대 5명이 한꺼번에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통신업체 “추가부담 이유있다”
통신업체는 여러 컴퓨터가 한 개의 회선을 사용하면서 데이터이동량도 덩달아 늘어나기 때문에 해마다 500억원 이상의 추가비용이 든다고 주장한다.

KT는 “지난해 9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기업 가입자의 55% 이상이 공유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공유기 마다 6.6대의 컴퓨터를 물려놓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가정에서도 11%의 이용자들이 공유기를 통해 평균 1.6대의 컴퓨터를 연결해 놓은 것으로 파악됐으며 일부에선 수십대에 연결시킨 경우도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통신업체들은 공유기로 인해 한꺼번에 많은 인터넷접속이 이뤄져 결국 과부하로 이어져 인터넷 속도를 떨어뜨려 일반 가입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어 요금추가부담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소비자 “나눠먹는 것 간섭마라”
하지만 소비자들은 공유기를 이용해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선택이라고 주장한다.

회선값을 지불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는데 추가부담은 ‘회선값을 이중으로 받겠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네티즌들은 “식당에서 밥 한끼를 주문하고 혼자먹든 나눠먹든 통신사가 결정할 문제는 아니”라며 “정당한 비용을 부담해 소비자들의 환경에 맞게 통신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뭐가 문제냐”고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KT는 당초 초고속인터넷전용선에 공유기로 2대 이상의 컴퓨터를 연결하면 5000원의 추가요금을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바꿔 3대째부터 부과키로 한걸음 물러났다.

△제주지역 인터넷 가입자 12만 시대
제주지역 인터넷가입자는 약 12만2000여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시장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는 KT제주본부에 따르면 현재 공유기로 인해 추가부담을 부담하고 있는 가입자는 30명 가량.

만약 통신사 3곳에서 공유기 유료화를 실행할 경우 인터넷 사용부담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전용회선을 이용하는 오모씨(44·도남동)는 “부모님과 자녀들 모두 매일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어 공유기를 활용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용시간대가 각각 달라 한사람이 오랜시간 이용하는 것과 비슷한데 통신업체들이 추가요금을 부과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요금부과를 반대했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