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에게 대학문은 여전히 높다. 도내 4년제 3개 대학 가운데 특수교육대상자 전형(장애인 특별전형)을 실시하는 곳은 제주대학교 1곳뿐이며, 이마저도 모집요강에 장애인을 차별하는 조항을 넣고 있어 장애인들을 허탈하게 만들고 있다.

제주대는 10년전부터 특수교육대상자를 대상으로 입학정원의 2%를 정원외로 뽑는 특별전형을 실시하고 있다.

제주대는 올해도 2006학년도 수시 2학기 특수교육대상자 선발인원 42명을 확정,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모집단위별로 학생들을 선발할 계획이다.

그러나 제주대의 모집요강은 그야말로 장애인을 뽑으려는 것인지를 의심케 하고 있다.
제주대는 ‘지원자격 및 유의사항’ 조항을 둬 장애인들의 자유로운 교육을 막고 있다.

지원자격은 장애를 구분해 자격조건을 부여하고 있다. 특수교육대상자 가운데 청각장애, 지체부자유자(뇌성마비 포함)에게는 지원할 자격을 주면서도 같은 장애인인 시각장애인들에게는 문호를 막고 있다.

유의사항은 장애인들을 더욱 난감하게 만든다. 장애인 스스로가 ‘사전에 학습이 가능한지 여부를 수험생 본인이 직접 확인한 후’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장애 정도가 심하면 아예 지원은 생각도 하지 말라는 엄포나 다름없다.

이렇게 되면서 특수교육대상자 전형은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인 경우 선발인원이 50명이었으나 정원의 14%인 7명만 지원했을 뿐이다.

제주대는 “시각장애인 경우는 강의 여건이 되지 않기 때문에 대학 형편상 지원자격을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를 바라보는 장애인들의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장애인들은 특별전형에 자격조건을 둔다는 자체가 또다른 인권침해라는 반응이다.

제주도시각장애인복지관 관계자는 “장애인 차별 가운데 가장 먼저 해소해야 할 건 바로 학교내 불평등이다. 그런데도 장애 유형에 따라 대학 입학 때부터 차별받는 것 자체가 우습다”며 “구색만 맞추려는 생색내기 특별전형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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