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0월31일 제주도 역사에 영원히 기록된 사건…. 제주시 소재 라마다프라자호텔 제주 대회의실에서 큰 환호와 우렁찬 박수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노무현 대통령이 제주도민과 4·3유족들에게 “저는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으로서 과거 국가권력의 잘못에 대해 유족과 제주도민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무고하게 희생된 영령들을 추모하며 삼가 명복을 빕니다”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우리 4·3유족들이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뜨거운 환영에 박수를 보낸 지 벌써 2년이 흘렀다. 그 동안 4·3해결에 많은 변화와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 지원에 의해 2단계 공원조성 사업비 2006년 230억원이 지원돼 유해 발굴 유적지 보전사업이 추진된다. 또 현재 9860여명 중 606명 수형인 희생자가 공식 희생자로 결정되기도 했다.

4·3특별법 제정 6주년을 맞이하면서 4·3특별법 개정(안)이 정기국회 입법 상정돼 희생자 명예회복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그런데 4·3해결에 찬물을 끼얹는 일부 우익단체가 있어 유족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4·3특별법 국회 입법 과정을 앞두고 4·3특별법 개정반대 의견서를 국회의원 전원게게 보낸 단체가 있으니 최성규 목사(한국기독교 총연합 대표), 류기남(자유시민연대 공동의장), 박익주(고 박진경 대령의 자), 오형인(건국유족회장), 이선교 목사(제2차 한국전쟁 저자) 등이 참여하고 있어 우리 유족들은 강력히 항의하며 규탄한다. 도민과 유족들에게 사과하지 않을 경우 응분의 조치가 있음을 경고하는 바이다.

지난 27일 허준영 경찰청장이 제주 방문 차 왔다가 4·3평화공원을 방문, “4·3당시 무고한 희생을 당하신 양민들과 순직 경찰관의 영령께 삼가 고개 숙여 조의를 표합니다”라고 방명록에 서명하면서 희생자 명복을 빌며 화해와 상생을 바라고 있음을 알아야 하겠다.

가해자 측인 경찰 총수의 4·3평화공원 방문은 큰 의미를 갖고 있으니, 4·3을 부정적 시각으로 보는 일부 우익단체 관계자는 화합, 용서, 화해의 장으로 나와 모든 희생자 명령들이 명복을 빌고 희생자 유족을 위로 해주기 바란다. 영령들께서도 그러하기를 기다리고 있으니….

<김두연·제주도4·3사건희생자유족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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