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이 사회문제화 된지 오래다. 그러나 좀처럼 사그러지지 않으면서 평범한 학생들의 교육권리를 막는가 하면, 폭력에 관련된 학생들은 사회에서도 격리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03년 교육부의 자료에 따르면 학교내에서 발생하는 폭력이 32%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8일에는 이같은 학교폭력과 관련, 제주학생문화원 세미홀에서 2005 청소년 폭력예방 세미나가 열려 학교 폭력 해결을 위한 방안 찾기가 마련되기도 했다.

▲줄지 않는 학교 폭력

제주도교육청이 최근 교육부에 보고한 최근 4년간의 학생 비행 통계에 따르면 절도·폭행상해·가출·음주흡연 등의 행동이 줄지 않고 있다.

지난 2000년인 경우 절도가 57명, 폭행 및 상해가 242명, 가출 213명, 음주·흡연이 555명 에 달하는 등 1597명의 학생이 비행을 저지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인 경우 절도·가출 등이 줄어들면서 전체적인 비행 학생의 숫자는 300명을 밑돌았지만 문제는 여전하다.

더구나 이들 학생은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학업을 중도 포기하는 사례로 이어지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가출하거나 학교부적응 등으로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은 매년 200∼300명 수준이다. 지난 2002년 가출·비행 등으로 학업을 중도 포기한 학생이 81명, 학교부적응이 224명이나 됐다. 2003년에도 이런 이유로 245명이 곧장 사회와 마주해야 했으며, 지난해에는 183명이 학업을 중단해야 했다. 학업 중단 학생 비율도 지난해 전체 학생의 1.02%에 달할 정도였다.

▲폭력 방지 대책은

지난 2월 교육부는 범정부 차원의 학교 폭력예방 및 근절을 위한 중·장기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5개년 기본계획으로 된 종합대책은 5개 영역에 걸쳐 46개 과제로 이뤄졌다. ‘학교폭력 자진 신고 및 피해신고 기간 운영 설정’ 등이 그것이다.

도교육청도 2005학년도 생활지도 계획을 세워 5개 영역 7개 과제를 선정했다. 도교육청이 제주경찰청과 공동으로 지난 3월부터 5월말까지 학교폭력 자진 신고 및 피해신고 기간을 운영한 결과 36건이 신고되기도 했다.

또한 각급 학교에서는 CCTV를 설치해 운영하기도 한다. 현재 8개 학교에 CCTV가 설치돼 있다.

아울러 제주도교육청은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대안교실을 선정해 운영하고 있다.

▲가정·학교·사회 관심이 우선

그러나 이같은 과제선정만으로 학교 폭력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사회와 가정의 관심이 없으면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제주도교육청 한영희 생활지도담당장학관은“학교내 따돌림과 학교폭력에 대해 교사가 개입하거나, 교사가 각종 지원체계와 연계할 수 있는 학교환경만 조성된다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며 “가정과 사회·학교가 연계하고 국가 지원체계가 잘 갖춰져야 문제해결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학교 폭력 문제해결을 위해 학교와 가정내에서 이들 학생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9일 세미나에서 양연숙 학교사회복지사(한림공고)는 ‘학교폭력 문제해결을 위한 방안모색-고등학교 실천 사례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학교폭력 해결의 한 틀을 제시했다. 한림공고가 제주청소년수련원에서 2일간에 걸쳐 ‘심리극 캠프’를 운영한 결과 가해 학생 스스로 과거에 피해자로서 학교폭력을 경험했고, 이에 대한 분노감이 해소되지 않아 가해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또한 심리극 캠프에서는 가정 환경에서의 갈등과 낮은 학교 만족도가 충동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촉진제가 됐고, 이런 학생들은 분노와 불만을 서로 나눠 가지면서 집단 비행을 저지르고, 서로간의 결속을 다진다고 결론을 내렸다.

따라서 학교 폭력의 문제 해결은 가정과 사회·학교의 관심이 우선임을 재확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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