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 학교’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3일 노무현 대통령이 방과후 학교로 시범운영중인 서울의 한 학교를 방문, 내년도부터 방과후 학교를 대폭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면서 방과후 학교 활성화가 거론되고 있다. 방과후 학교는 사교육비 절감 차원에서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지만 넘어야할 과제도 있다.

▲어떻게 이뤄지나

‘방과후 학교’가 실시되기 위해서는 초·중등교육법이 개정돼야 한다. 현재 ‘방과후 학교’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이 국회 법사위에 계류돼 있으며, 관련법이 개정되면 교육부는 다음달부터 ‘방과후 학교’에 대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도내에서는 한림교·서귀중앙여중·남주고 등 3개 학교가 방과후 학교 시범학교로 지정·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각 학교에서 이뤄지는 특기·적성 교육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초·중·고교에서 방과후 학교 형식으로 이뤄지는 프로그램은 예·체능 중심의 특기·적성교육, 고교생을 중심으로 한 수준별 보충학습,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보육프로그램인 방과후 교실 등이 있다.

방과후 학교는 이들 개념을 모두 통합한 것이면서도 운영주체가 다르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특기·적성교육 등은 학교가 주체가 되지만, 방과후 학교는 학교장 중심의 운영 관리를 벗어나 학부모회나 비영리 기관도 위탁해 운영하도록 개방했다.

교육비는 수익자 부담을 원칙으로 하며, 교육소외 계층에 대한 교육비 지원 등은 이뤄진다.

▲넘어야 할 과제는

최근 서귀중앙여중이 내놓은 방과후 학교 운영보고서에 따르면 방과후 학교의 필요성에 대해 학생의 94.1%, 학부모 92%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학생·학부모가 방과후 학교 필요성에 공감하는 이유는 현재 사교육 시장이 맡고 있는 ‘교과 학습 보충’ 등의 역할을 방과후 학교가 해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사들의 48.2%는 ‘필요하지 않다’고 답변하는 등 방과후 학교에 다소 부정적이었다. 이는 과중한 업무부담을 우려한 답변으로 분석된다.

교사들의 부정적인 반응은 곧바로 방과후 학교 운영의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도시 지역인 경우 우수한 인력을 지도강사로 활용할 수 있겠지만, 읍·면 지역에서는 우수강사를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소규모 학교는 적은 수강생으로 인해 큰 학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수업료를 내야 하는 문제점도 안고 있다. 도교육청은 소규모학교인 경우 인근 학교의 연계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어쨌든 ‘방과후 학교’가 사교육비 부담을 던다는 당초 취지를 살려 내년도부터 본격 활성화되려면 지역내의 우수한 교사를 확보하는 체제 구축과 함께 소규모 학교를 배려한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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