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도 축제가 된다? 그럴 수 있는데 우린 너무 무관심해왔다. 동화작가 권정생은 아주 낮은 것에도 관심을 기울여 우리의 심금을 울리지 않았던가. 동화라고 축제가 되지 말란 법은 없다. 동화는 하찮은 것이 아니다.

광령교는 어른들이 동화를 바라보는 시각을 깨는 행사를 마련했다. 7일부터 9일까지 열리는 이 행사는 ‘동화축제’라는 이름을 당당히 내걸었다. 주인공은 학생과 학부모였다.

작은 학교에서 이뤄지는 행사여서 더욱 뜻이 깊었다. 광령교 어린이들은 제주시내와 달리 공연을 볼 기회가 거의 없는데다, 부모들도 애들을 데리고 기적의 도서관 등을 찾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축제의 으뜸이라면 9일 학부모들이 어린이들을 위해 마련한 연극공연이다. 책사랑회어머니회에 소속된 학부모들이 우리의 옛 이야기인 ‘호랑이와 곶감’을 들고 나온다. 어머니들은 바쁜 시간임에도 틈틈이 짬을 내 연극공연에 매달렸다. 교사들의 도움없이도 그들은 축제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강순한 책사랑어머니회장은 축제에 자신들이 참가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애들이 좋아하거든요. 내년에도 계속 해야죠. 어린이들이 있는 한, 광령교가 있는 한 계속될 거예요”

김홍일 교장은 “책을 통해 독서력을 끌어올리고, 다양한 경험도 쌓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동화축제의 의의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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