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뒷표지 구분없는 참신함으로 타학교와 차별화

제7회 전도학교 미디어 콘테스트 교지부분 가작을 수상한 세화고등학교 교지 「비원」(지도교사 현원필)은 청소년만의 재기 발랄함으로 가득하다. 그렇다고 절대 가벼운 것은 아니다. 고정관념을 깡그리 깨부수는 발상의 전환 속에서도 사물을 바라보는 진지한 시선만은 잊지 않고 있다. 교지「비원」이 뭇 어른들의 시선을 끄는 이유다.

교지 「비원」14호를 제작한 세화교 교지 편집부는 2·3학년 4명씩 8명이다. ‘교지 제작=일’이라는 공식 때문에 비인기 부서인 것은 다른 학교와 마찬가지. 남녀공학임에도 불구하고 편집부 8명 모두가 똘똘한 여학생인 것도 세화고 편집부만의 특징이다.

교지 14호 제작에 있어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우리만의 참신한 교지를 만들자’라는 차별화 전략이다.

그래서 교지 「비원」14호는 딱 절반을 잘라 반대로 제작됐다. 즉, 앞표지와 뒷표지의 구분을 두지 않았다. 이렇게 봐도 앞이고 뒤집어 봐도 앞이다.

외형에만 참신함을 추구한 것은 아니다. 세화고 상륙작전을 타이틀로 학생들의 ‘학교가는 길’을 세세하게 훑어낸 특집기사는 편집부의 고민의 흔적과 노력이 그대로 드러난다. 북군 구좌읍 세화리에 위치한 학교를 오가기 위해서는 제주시에 사는 학생들은 45㎞를, 신산까지는 26㎞라는 적지 않은 거리를 매일 다녀야 한다.

편집부는 매일 긴 거리를 다니는 학생들을 위해 평소 스쳐 지나쳤던 지역의 모습을 르포 형식으로 소개했다. 신촌 진드르·신촌향사·열녀비를 거쳐 조천 연북정·만세동산·영장매코지, 신흥, 함덕 서우봉을 지나 4·3의 슬픈 역사현장인 북촌 옴팡밭을 지난다. 동복 8그루 소나무의 전설을 훑고 김녕 입산봉과 만장굴, 월정, 행원 풍력발전소, 평대 비자림까지 수많은 사연과 역사의 현장을 지나면 세화고에 도착하는 것이다.

그러나 편집부 학생들은 “자료수집이 조금 힘들었을 뿐”이라며 의연하게 기자다운 면모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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