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설주의보가 해제되고 오랜만에 맑은 날씨를 보인 가운데 남제주군 동부지역주민들은 붕괴된 하우스 복구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19일 오전 다시 만난 김영복씨(65·성산읍 삼달리)는 지난번에 망연자실했던 표정(본보 12월16일자 5면)과 달리 그의 얼굴에는 그나마 안도의 표정이 나타났다.

이번 폭설로 무너진 김씨의 비닐하우스를 철거하기 위해 127전투경찰대원과 성산읍사무소 직원, 지역주민 등 40여명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무너진 하우스에 쌓인 눈을 치우며 비닐을 걷어내고 뒤엉킨 철제를 용접기로 절단하며 하우스를 철거하고 있었다.

김씨는 “하우스가 무너지는 순간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눈앞이 깜깜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도움으로 복구를 할 수 있게 됐다”며 “농사를 다시 시작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씨는 “비닐 하우스 농사를 하면서 수천만원의 부채가 있는데 또 복구를 하면서 빚이 더욱 불어나게 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대민지원에 나선 김학진 상경(25)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생각보다 피해가 심각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며 “일손이 필요하다면 자원해서 많은 농가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줬다.

남군은 이날 성산읍 삼달리 하우스철거작업 지원에 이어 오늘(20일) 남원읍 수망리 피해 농가에 인력과 장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반면 이번 폭설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었던 표선면 가시리·성읍리 지역은 아직도 눈이 많이 쌓여 손을 쓸 수 없는 하우스가 많아 철거 작업은 이뤄지지 않았다.

남군 관계자는 “현재 하우스 철거를 희망하는 피해농가를 파악하고 있다”며 “농가들이 철거를 희망하면 즉시 인력과 장비를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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