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뭐 먹을 것 좀 없니?”
“없어요”
“아이구 배고파”

20일 구좌중앙교 강당은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호랑이 모습을 한 어머니들의 물음에 어린이들은 웃음으로 화답하는 등 강당은 즐거움 그 자체였다.

이날 구좌중앙교 어린이들과 함께 한 어머니들은 멀리 서쪽에서 온 광령교 책사랑어머니회 회원들이어서 관심을 끌었다.

왜 광령교 어머니들일까? 이런 물음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이날 행사는 어머니들의 ‘찾아가는 문화활동’으로, 어머니들끼리의 학교간 교류에 불을 지핀 사건이었다.

어머니들은 ‘호랑이와 곶감’이라는 우리나라의 옛 동화를 연극으로 꾸며냈다. 귀로만 듣던 이야기를 재미있는 말과 행동으로, 그것도 연극이라는 형태로 풀어냈기에 관객인 어린이들의 흥미를 맘껏 유발시켰다.

그동안 도내에서 어머니들이 중심이 된 학교간 교류는 흔치 않았다. 학부모들은 해당 학교에서 자신의 자식들을 위해서만 발품을 팔았을뿐, 아무런 연고도 없는 다른 학교의 학생들을 위해 몸을 던지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어머니들의 연극에 푹 빠진 김현정 어린이(5학년)는 이렇게 말한다. “너무 재미있어요. 이런 행사가 많이 열리면 좋겠어요”

어머니들의 ‘찾아가는 문화활동’은 학부모들에겐 다른 학교 어린이의 사고방식을 접하는 기회가 되며, 학생들에겐 ‘새로운 문화경험’이라는 흥미를 제공한다.

고의숙 구좌중앙교 교사는 “어머니들끼리 학교를 넘나든 활동이 많았으면 한다”며 “다른 문화 단체들도 이처럼 각 학교를 찾아가는 활동을 벌였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이날 아마추어인 학부모들이 뛰어든 공연의 주인공은 당연히 어린이들이다. 구좌중앙교의 초청에 흔쾌히 응한 학부모들은 학생들과 함께 호흡, 새로운 학교문화의 가능성을 지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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