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남춘 제주대 교수 「탐라문화」서 제시

옛 놀이의 흔적들이 많이 사라졌다. 그러나 근대화 100년을 겪으면서도 제주는 아직 지역 공동체 놀이문화가 적잖게 남아 있는 편이다. 일부 놀이도 희미하게나마 전승되기도 한다.

놀이문화의 부재와 복원의 필요성, 경조행사의 복원 가능성을 타진하고 탐라국 건국신화와 동국세시기의 민속을 재해석해 놀이를 재구성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허남춘 제주대 교수는

「탐라문화」(耽羅文化·제27호)의 ‘三女神 도래신화와 축제 가능성’이란 기고를 통해 「신승동국여지승람」(新僧東國輿地勝覽)과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기록된 제주의 ‘약마희’라는 놀이에 주목한다.

허남춘 교수는 “약마희 놀이는 지금 제주 일부지역에서 전승되는 영등굿의 ‘배방선’으로 추정한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이 놀이는 축제에 대단한 활력을 불어넣고 많은 관광객을 불러모으며, 지역 주민의 단합을 꾀할 수 있다는 기능과 기대효과를 지녔다”면서 “제주에 남겨진 이 놀이를 잘 복원키 위해서 해당지역에 담긴 공동체 정신과 전통성을 제대로 해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 교수는 또 “이 놀이(약마희)는 1년에 한 번 마을 사람들이 합심해서 배를 몰고 경주를 벌이는 놀이와도 관련이 있다”면서 “특히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주재하는 신을 맞아들여 정성껏 대접하고 보내는 의례는 풍요를 주재하는 여신 즉 삼성신화 속의 삼녀신과도 연관이 있다”고 추정했다.

그는 이 놀이를 통해 신화와 의례를 재해석하고 경조행사(競漕行事)를 복원, 지역 축제를 활성화시킨다면 민족의 놀이문화를 풍성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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