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창옥씨 「월산령에 진 별들」 발간]

부창옥씨(73·교육자)가 수기집 「월산령에 진 별들」(재판·도서출판 광문당)을 펴냈다. ‘어느 병사의 전쟁수첩’이란 부제를 단 이 책은 6·25전쟁 당시 17세의 어린 소년병으로 참전한 뒤 ‘인간방패’역을 감수하며 전쟁의 참혹함을 기록한 회고록이다.

저자는 탄우(彈雨)가 빗발치는 포연(砲煙) 속에서도 인간적인 고뇌와 희로애락을 빠짐없이 기록했다.

저자가 태어난 지 8살 되던 해인 1941년은 일본군이 진주만을 기습했다. 국민학교 4·5학년 때에는 학습은 뒷전이고, ‘정드르비행장’(현 제주국제공항)에 배당된 잔디를 등짐으로 져 날랐다. 종전이 되어 겨우 일년 간 새로 한글과 역사를 배우고, 중학교에 진학하자 다시 4·3사건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이어서 6·25전쟁이 발발해 바람 앞의 촛불처럼 나라의 운명이 절박하게 돌아가면서 학업을 중단한 채 학도병으로 전쟁터에 내몰리게 됐다. 어린 나이에 갑자기 총을 든 해병이 되어 15일 만에 인천에 상륙하고 생사의 문턱을 쉼없이 넘나들다가 마침내 중동부전선 월산령에서 부상을 입고 제대를 했다.

책은 17세의 학도병으로, 삼팔선을 넘다, 태백산맥 행군, 밀려오는 중공군, 피흘리는 도솔산, 노을빛 산하의 메아리 등 주제로 참전당시를 생생히 담았고, 부록으로 ‘낚시기행편’도 엮었다.

저자는 출간하면서 “이 조그만 수기가 이념전쟁의 허황됨을 고발하는 산 증인이 되고 자유와 평화를 갈망하는 한 외침으로 새겨주었으면 싶다”는 바람을 적었다. 비매품. 문의=722-6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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