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가수 최상돈, 노래와 함께 하는 4·3기행

민중가수 최상돈씨가 노래와 함께 하는 기나긴 4·3유적지 순례에 나선다.

최씨는 오는 26일 첫 순례를 시작으로 4·3 60주기를 맞는 2008년까지 매월 한번 꼴로 떠나 60회를 넘긴다는 계획이다. 기나긴 순례 속 노래가 함께 하는 것은 물론이다.

‘사(死)를 넘는 삶의 기억’ 4·3순례를 기획한 것은 자신에게 노래를 부르게 하고, 영감을 주었던 역사의 현장에서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지난한 제주의 역사를 위로하고, 보답하기 위함이다.

순례는 긴 일정에도 불구, 일정한 형식을 갖추지 않았다. 도란도란 제주의 이야기를 나누며 도착한 유적지에서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한바탕 춤판을 벌이기도 하는 식이다. 다만 제주섬 구석구석과 타지역 형무소 순례, 일본 등으로 범위만을 제시하고 있다. 최씨는 “순례 단이라는 형식에 쌓인 유적순례가 아닙니다. 개별적인 결의를 모으면 됩니다. 마음 하나 하나가 모여 섬의 진정을 만나오면 되는 것입니다”고 의도를 밝혔다.

순례일정은 그날 순례가 끝나면 테마와 함께 다음 일정을 논의한다. 순례단 역시 뜻이 있는 사람들이면 누구나 함께 갈 수 있도록 열어두었다.

2년여의 기나긴 일정의 순례를 하는데 있어 짜여진 일정과 계획은 오히려 순례를 형식적으로 만들고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모든 경비는 ‘자력갱생’할 것, 순례 일정은 하루 6시간 정도, 순례지마다 1곡씩의 노래를 부르되 중심 유적지에서는 30분간 공연할 것, 굳이 시간제약은 없되 해원방사탑에서 예를 갖추고 시작할 것 등 몇 가지 원칙을 정함으로써 순례가 끊기지 않도록 하고 있다.

60회에 걸친 순례가 과연 가능하겠냐는 얄궂은 질문에 “해봐야죠. 해보는 겁니다”라고 자신있게 말하는 최씨의 첫 번째 발걸음은 오는 26일이다. 신산공원 방사탑에서 출발해 평화공원, 북받힌밭을 돌아볼 예정이다. 참가는 누구나 가능하다. 문의=016-699-4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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