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제주화력발전소 건설예정지…주거지 60기·구덩이 135기

남제주 화력 발전소 3·4호기가 추가 건설 예정지인 남제주군 안덕면 화순리 610번지 일대에서 탐라국 형성기로 간주되는 기원전후 무렵 대규모 취락 유적이 확인됐다.

(재)제주문화예술재단 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4월부터 발전소 예정지 일대 3만8490㎡에 대한 발굴조사를 실시한 결과 탐라국 형성기 무렵에 축조된 주거지 60기와 수혈유구(구덩이) 135기 등 유적 220기를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주거지는 바닥 평면 형태가 원형인 이른바 ‘송국리형 주거지’에 해당하며 규모는 지름 4m 이하가 일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거지는 깊이는 대체로 10∼20㎝ 정도이나 개중 50㎝ 가량 되는 곳도 있으며, 장축은 동-서 방향으로 해안선과 평행하게 배치돼 있다.

주거지와 수혈유구에서 출토된 유물은 소위 ‘삼양동식 토기’라고 일컫는 적갈색경질토기이며, 이외에도 직립구연토기(아가리가 고추선 토기), 바리 모양 토기, 굽다리형 토기, 배 모양 토기 등이 섞여 있다.

이번 화순리 취락지는 해발 10m 내외의 비교적 평탄한 지상에 위치하고 있으며, 유적의 동편으로는 황개천이 흐르는 한편 남쪽으로는 해안과 인접해있다. 주변으로는 패총과 고인돌군이 자리한 것이 특징이다.

조사단은 “이번 화순리 유적은 송국리형 문화가 제주에 유입·성행하는 단계인 삼양동 유적과 소멸기에 해당하는 외도동 유적 사이의 공백을 메워줄 수 있는 학술적 자료로 평가하고 있다”며 “오는 12일 2차 지도위원회의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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