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초등학교의 저축통장 관리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학생들이 한 푼 두 푼 모아온 돈을 적금 형태가 아닌 수시로 빼서 쓰는 입출금 통장으로 관리함으로써 은행들만 배불리게 하고 있다.

서귀포시내 S초등학교는 수년전부터 서귀포수협 솔동산지점에 학생들이 맡긴 돈을 예탁하고 있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480명 전 학생의 통장이 솔동산지점을 통해 관리되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이 맡긴 통장의 예금금리가 일반적인 적금 금리인 4∼5%에 훨씬 못미치는 연 0.2%에 불과, 6년간 꼬박 저축을 하더라도 원금만 가져가는 꼴이 되고 있다.

이렇게 된 데는 학교측과 은행측의 관리 부실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학생들이 푼돈을 아껴 모은 돈을 목돈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적금 형태가 아니라, 수시로 돈을 넣거나 빼는 입출금 통장으로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와 은행측은 언제부터 이 통장이 관리됐는지조차 모르는 실정이어서 학부모들을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

이 학교에 2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 S씨(40·서귀포시 송산동)는 “6년동안 저금만 하는데 월급통장을 관리하는 입출금통장으로 만들었다는 자체가 이해할 수 없다”며 “책임을 지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 학교는 시장상인들이 많아 학생들 가운데는 많게는 500만원이상 입금시키는 경우도 있다. 더구나 학생들은 졸업 때까지 줄곧 입금만 하는 실정이어서 은행측만 배불리는 꼴이 되고 있다.

솔동산지점의 예금 담당은 “애초에 담당하던 직원이 다른 곳으로 옮긴 상태여서 언제부터 학교의 예금을 받았는지 모른다”며 “지난 2003년부터 입출금 통장의 예금금리가 0.2%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학교 관계자는 “학교 통장을 바꾸는 일은 교사나 학교 자체에서 결정할 수는 없다. 학교운영위원회에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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