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1일 ‘4·3해결을 위한 방사탑제’

매해 4월1일이면 신산공원 입구 옆 잔디밭에 있는 방사탑에서 사람들은 방사탑제를 지낸다. 운동을 하는 도민들로 늘 붐비는 곳이지만 그 누구도 주의 깊게 바라보지 않던 방사탑. 무심결에 지나치기 일쑤였던 이 방사탑은 도대체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길래 4월1일이면 사람들이 모여드는 것일까.

신산공원 입구 옆 잔디밭에 높이 6m의 돌탑은 1998년 4·3 50주년을 맞아 ‘제50주년 제주4·3학술·문화사업추진위원회’가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세운 ‘4·3해원방사탑’ (解寃防邪塔)이다. 4월3일 다시는 이 땅에 4·3과 같은 비극이 재발되지 않기를 빌며 도민들이 날라 온 현무암으로 하나둘 쌓기 시작해 4월18일 완성됐다. 밥주걱이나 솥을 묻던 기존 방사탑과 달리 이 해원방사탑에는 4·3 희생자 명단 등 4·3 관련 자료를 묻어 있다고.

제주4·3도민연대는 올해도 어김없이 4월1일 오전 10시 이곳에서 방사탑제를 지낸다. 4·3 주간을 알리는 의미도 담고 있다.

4·3주간 시작인 4월1일 이밖에도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제주4·3연구소(이사장 고희범·소장 이규배)와 한국제노사이드연구회(회장 홍순권)는 이날 오후 1시 제주시 열린정보센터에서 ‘4·3과 제노사이드’주제의 전국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또 제3회 제주4·3어린이웅변대회가 오후 2시 제주도청 4층 대강당에서 열리는 한편 탐라미술가협회의 제13회 4·3미술제, 제주작가회의의 4·3시화전도 각각 도문예회관 제1전시실과 4·3평화공원에서 마련된다. 오후 6시 한라체육관에서는 4·3평화음악제가 열린다.

□ 4월2일 ‘평화바람 불어라. 4·3 58주년 전야제’

4·3을 하루 앞둔 2일 제주민예총을 비롯한 4·3단체들이 합동으로 전야제를 갖는다.

4·3항쟁 제58주년을 맞이한 올해는 ‘생명꽃 피어 평화를 노래하다’를 주제로 4·3의 방향성을 제시해본다. 4·3의 진정한 생명성이란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그에 따른 4·3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평화에너지로 사용할 때 부여된다는 것. 이러한 평화 에너지를 통해 흩어진 공동체를 다시 세워야 한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오후 7시 신상공원에서 열릴 이날 전야제는 평화의 촛불을 봉헌하는 1부 전야열림굿을 시작으로 2부 평화바람 2006, 3부 생명평화 2006, 4부 ONE KOREA로 진행된다.

시 노래 동인 나팔꽃(김원중·김현성·백창우·이수진), 소리꾼 장사익, 가수 이정미, 제주윈드오케스트라, 제주춤연구회 등의 무대가 마련된다. 또 문정현 신부가 00하는 한편 오랫동안 평화운동을 벌여온 일본 소설가 오다마코토와 서귀포가 고향인 화가 현순혜씨 부부도 제주에서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또 생명평화를 위해 전국순례중인 도법 스님, 시인 허영선씨의 시 낭송 등도 접할 수 있다.

이날 전야제는 도민들이 참여한 4·3시민합창단의 무대로 마무리된다.

이에 앞서 제주도4·3사건유족회는 오후 1시 4·3평화공원에서 자체적인 ‘4·3유족회 평화공원 위령제’를 갖는 한편 오후 3시30분 주정공장 옛터에서 ‘행방불명인 진혼제’를 갖는다. 주정공장 옛터는 4·3당시 수용소로 사용된 곳으로, 여기서 육지형무소로 이송된 사람들은 대부분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 4월3일 ‘58주기 위령제, 그리고 거리굿’

제58주년 4·3 위령제가 4월3일 제주평화공원에서 열린다. 오전 10시 식전행사에 이어 오전 11시 본 행사가 진행된다.

이날 오후 5시30분∼7시30분 제주시청 일대에서는 역사맞이 4·3거리굿이 열린다.

제주민예총이 마련하는 4·3거리굿은 소통이 자유로운 광장을 무대로 과거 숨겨졌던 역사의 사실을 복원함으로써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또다른 축제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4·3을 상징화한 굿(열림굿-평화-희망-역사-기억-해원-환송-공유)으로 진행되며, 놀이패 한라산·민요패 소리왓·원·노래모임 청춘·하나아트·사물놀이 마로·극단 달오름·마임이스트 조성진·어린이민요단 소리나라 등 도내 문예단체들이 대거 참가한다.

□ 4월8일 ‘찾아가는 현장위령제 목시물굴 해원상생굿’

4·3 학살터를 직접 찾아가 억울하게 죽음을 맞이했던 영혼들을 위로하고 ‘맺힌 한’을 풀어주는 현장 위령제인 해원상생굿. 2002년 다랑쉬굴을 시작으로 이듬해 북촌리 학살터, 화북 곤을동, 표선 백사장 등을 돌며 원혼을 위로해왔다.

선흘리 목시물굴은 4·3 당시 선흘주민 200여명이 은신했던 곳으로, 1948년 11월21일 함덕 주둔 9연대 초토화작전이 본격화되면서 피신했던 주민 중 40여명이 한꺼번에 총살당한 현장이다. 오전 10시∼오후 3시 마련될 조천읍 선흘리 목시물굴 해원상생굿은 거욱대와 열두문 저승질, 만장, 열두 돌 까마귀 솟대 등을 학살터 현장에 설치해 죽은 영혼들을 진혼한다. 중요무형문화재 제71호 칠머리당굿 보존회의 집전으로 위령굿이 진행된다.

또 김경훈씨의 시 낭송, 풍물굿패 신나락, 놀이패 한라산, 가수 최상돈씨 등의 공연 등 문화행사도 마련된다.

이와 함께 오후 7시 제주도문예회관 소극자에서는 노래세상 원의 4·3콘서트가 열린다.

한편 놀이패 한라산은 5월6∼7일 제주도문예회관 소극장에서 4·3을 바라보는 세 가지의 시선을 다룬 3개의 독립작품을 옴니버스로 엮은 사월굿 역(逆)을 선보인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