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 유인촌씨, 어제 제주서 ‘삶속의 예술’ 강연

유인촌씨가 연기자·방송인으로서가 아닌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의 자격으로 24일 제주를 찾았다. 오후 3시부터 한라아트홀 소극장에서 마련된 제주문화예술재단 개원 5주년 기념 초청강연을 위해서다.

이날 강좌의 주제는 ‘삶 속의 예술’. 유씨는 연기, 강의 경험을 바탕으로 두시간에 걸친 강좌를 편안하게 풀어나갔다. 그리고 결론은 ‘우리들의 고유한 문화 지키기’로 이어졌다.

유씨는 “우리는 콩 반쪽이라도 나눌 줄 아는 문화민족이다. 그러나 앞만 보고 달려온 현 한국사회에서 나눔의 문화는 더 이상 없다. 언제나 문화를 부르짖지만 정작 문화는 소외돼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임대아파트 주위에 차별을 의미하는 담장이 쳐 있고, 세계경제순위 11위에 있지만 여전히 대우받지 못하는 한국인의 모습”이 바로 ‘잃어버린 옛 문화, 문화의 부재’의 사례라는 것. 자신들만의 문화를 지킬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유씨는 “문화는 결코 국제화될 수 없으며, 협상의 대상도 아니다. 헐리우드 영화 한편이 의식주, 기호를 바꾸는 수많은 무형의 부가가치를 낳는 것처럼 큰 문화는 작은 문화를 잡아먹기 마련”이라며 “지금이라도 우리 고유의 문화를 지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처가가 제주라는 유씨는 제주문화에 대한 관심도 적지 않았다. “지역마다의 문화가 있기 마련인데, 이들 문화를 합치거나 섞는다고 해서 좋은 문화가 되는 것은 아니”라며 “제주어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역시 제주문화의 고유성을 지켰기 때문이다. 다소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한국, 제주 모두가 자신들의 고유한 문화 지키기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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