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호열씨, 제주예총 창립 44주년 기념 세미나서 제기

점점 다양해지고 까다로워지는 문화시스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문화 전문가 양성과 함께 지역 문화예술단체간(예총) 결합 또는 역할 분담을 통한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28일 제주도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열린 제주예총 창립44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나호열 한국예총 정책연구위원에 의해 제기됐다. 나호열 위원은 이날 ‘지역문화와 예총의 역할’ 주제 발제를 통해 “현재의 문화담론의 생산지는 분명 예총이 아니다”고 전제하고 “시대는 변하고 문화의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는데 예총이 언제까지 구태의연한 자세와 목소리로 복합·다원화된 문화시스템에 적응할 수 있을지 각성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또 “각종 공모사업에서 예총 계열의 사업이 점차로 배제되어 가고 있다는 소리가 높아 가는 것을 언제까지 바라만 보고 있을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예총은 그 지역 문화 양상을 누구보다도 훤히 꿰뚫어 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서 “그 지역 주민이 어떤 문화를 기대하고 있는 지를 면밀히 검토할 수 있는 연구 풍토를 갖추는 한편 자체적으로 문화 전문가를 양성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자유 토론자로 나선 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 소장은 최근 국회에서 제정 절차를 밟고 있는 지역문화와 예술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지역문화진흥법(안)’과 관련, “입법화 과정에서 제주 등 기초단위지역은 제외됐다”면서 “특별자치도에 맞는 (가칭)제주도문화예술연대 등을 통한 ‘지역문화진흥법’이 거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태관 제주관광대학 교수는 “예술학교가 광역자치단체 중 제주에만 없다”면서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된 제주예총이 미래 전문가 배출을 위해서라도 예술학교를 운영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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